[시민기자 일기] 마음 놓고 온천천 거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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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와 연제구를 가로질러 흐르는 도심하천인 온천천의 산책로는 부산 시민들이 즐겨 찾는 소중한 여가공간이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온천천에 나와 산책과 조깅을 즐기며, 연인들의 대표적인 데이트코스로도 자리매김했다. 자전거 도로도 조성되어 있으며 무료로 대여까지 가능하다.

기자도 캠퍼스 인근에 자리한 이곳을 자주 찾고 있는데 요즘 들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잘못된 행동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 같아 무척 안타깝다. 우선 온천천이 청소년들의 상습 흡연 장소로 전락하고 있다. 밤이 되면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곳곳에 모여 담배를 피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일부 어른들이 꾸중을 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음주를 한 시민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산책로에서 노상 방뇨를 일삼기도 한다.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주고, 온천천 악취의 원인이 되고 있다.

온천천 산책객들이 범죄에 노출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 우선 최근 여자 후배로부터 들은 경험담을 소개한다. 후배가 밤에 온천천에서 산책을 하고 있는데 남자 두 명이 접근해왔다는 것. 심리학과에 다니는 대학생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 남자들은 전공 과제를 할 수있도록 잠시만 도와달라고 후배에게 부탁했다. 심리학과 과제라는 말에 후배는 간단한 그림테스트를 허락했다. 그들은 후배에게 단순한 몇 가지의 그림을 그리게 한 후 해석을 해 주겠다며 30분 가량을 이야기했다. 남자들은 테스트 중 계속하여 후배의 집위치를 물었으며 나중에는 전화번호까지 요구했다. 혼자 걷고 있는 학생에게 심리테스트를 빙자해 접근한 남자들의 정체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아마도 사이비종교를 전파하는 신도들로 추측되고 있다.

후배에게 이 이야기를 듣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SNS에도 올린 결과 온천천에서 이런 황당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즐거운 휴식 공간이었던 온천천이 꼴불견과 범죄 우려가 판치는 곳으로 변모하면서 최근 온천천 산책을 꺼리는 여학생들도 늘고 있다. 온천천이 언제가더라도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경찰과 자치단체에서 한층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줬으면 좋겠다.

qkrdbwjd0302@naver.com 


박유정 시민기자

부산대 무역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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