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광의 BMW(Busan+Bus, Metro, Walking)] ⑦ 도시철도 1호선 부산역 '이바구길'
한국전쟁 피란살이 삶과 恨 서린 산복도로 골목길 여행
이번 주는 도시철도 1호선 부산역(1번 출구)에서 내려 요즘 한창 주목을 받고 있는 '이바구길'을 걷는다. 코스는 초량권번 터∼금수현 음악살롱∼황순원서재∼역사의 디오라마∼이바구공작소∼김민부전망대∼옛 백제병원∼부산역 7번 출구 순으로 잡았다.
첫 목적지는 초량권번. 1940년 기생들이 조합을 만들어 기거하던 곳으로 아직 옛 가옥의 모습이 남아 있다. 부산역 1번 출구에서 상해문을 지난 뒤 초량1동주민센터 못 가 왼쪽의 작은 골목을 찾으면 된다. 앞서 중앙대로179번길의 첫 사거리에 있는 홍성방 신관은 초량왜관 시절 왜인 출입을 통제한 설문(設門) 터다.
주민센터를 왼쪽에 두고 돌면 새영주시장을 지나 대영로에 이른다. 대영로는 부산터널로 가는 대로인데, 삼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영선고갯길(중구로)로 오를 수 있다. 고갯길은 지루하다. 하지만 이 길이 부산 최초의 아스팔트 도로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걷는 재미가 달라진다. 고갯길 입구에는 초량권번보다 먼저 생긴 봉래권번 터(임소길15번길)도 있다.
■황순원서재 이르면 5월 개관
코모도호텔과 한태쉼터(동광동과 영주동을 잇는 지점. 한태는 소와 연결된 쟁기의 봇줄을 잡아매는 줄을 뜻한다), 메리놀병원, 중구청을 차례대로 지나 'Car매력'이라는 카센터에서 오른쪽 골목(중구로91번길)을 선택하면 107계단을 거쳐 망양로에 이른다.
골목길에서는 부광교회를 발견한 뒤 양갈래의 계단 중 오른쪽을 선택해야 작곡가 금수현이 살던 곳(현 서라벌맨션 가, 나동)을 지나 107계단에 오를 수 있다. 기행 중에 만난 이웃주민 심영택(68) 씨는 "금수현 선생의 집에서는 피란 시절에도 늘 음악소리가 흘러나왔다"고 추억했다. 망양로에 오른 뒤 길 건너의 대청공영주차장 안쪽에 중구커뮤니티문화센터가 있다. 센터 5층이 '금수현음악살롱'이다.
'황순원서재'도 여기서 멀지 않다. 망양로를 따라 부산디지털고등학교를 지난 뒤 왼편의 청운아파트 뒤 중구노인일자리지원센터 2층이 황순원서재다. 황순원서재는 이르면 오는 5월 개관될 예정이라고 중구청 관계자는 전했다.
황순원서재. |
역사의 디오라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