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진주의료원, 서부청사 활용 검토' 첫 확인
홍준표 경남지사가 진주의료원 폐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터를 의료시설에서 공공청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공식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진주의료원을 적자 누적과 강성노조 때문에 폐업하고 건물과 부지를 매각한다는 경남도의 공식 발표와는 달리 이미 '경남 서부청사(당초 제2청사)'로 활용한다는 구상이 오래전부터 추진돼 왔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에 따라 18일 경남도의회 본회의에서 진주의료원 해산을 규정한 조례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홍준표 지사가 자신의 공약 이행과 정치적 목적을 위해 진주의료원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행정부지사 지시 드러나
"홍준표 지사 공약 이행 위해
희생양 삼았다"는 비판 거셀 듯
야권 "폐업 강행 책임 져야"
17일 경남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월 중순 윤한홍 행정부지사가 의료시설을 공공청사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한지, 법적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 검토해 보고할 것을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
해당 부서는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하면 용도 전환이 가능하며, 공공청사 변경 결정권은 도지사에게 있다"는 검토의견을 작성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민공람, 관계기관 협의, 도시계획위 심의 등 관련 절차 이행에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는 의견도 전했다.
윤 부지사는 이로부터 2주일 뒤인 지난 2월 26일 적자 누적과 전격적으로 진주의료원 폐업을 공식 발표했다.
지역 정치권과 진주 지역에서는 진주의료원 폐업 강행이 진주 제2청사 건립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파다했으나, 실제로 경남도가 공공청사 전환을 공식 검토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경남도가 의료시설을 공공청사로 전환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최근의 노사 대화, 노조의 경영개선안 제시 등과는 상관없이 진주의료원은 결국 해산 절차를 밟게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자리에 경남 서부청사를 건립하고, 종합적이고 획기적인 서민 의료정책을 발표해 이번 사태를 마무리짓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의회 민주개혁연대의 석영철 공동대표는 "홍 지사가 사전 공감대 형성 없이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하는 것은 결국 내년 지방선거 전에 자신의 선거공약인 서부청사를 개청시키기 위한 것임이 드러났다"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공공의료를 훼손하고 200명에 달하는 대량 해고사태를 불러온 데 대해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남도 서부청사조기개청추진위는 16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의료원을 조기 폐업하고 이를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개청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해 홍 지사의 구상에 힘을 실어줬다.
정상섭 선임기자·이선규 기자 verst@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