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가정폭력이 잦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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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이혼한 남편이 보호시설에 피신한 여성을 찾아내 집으로 끌고가 감금·폭행한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줬다.

전 부인 A(40) 씨는 2011년 이혼 후에도 찾아와 폭행을 일삼는 남편 김 모(40) 씨를 피해 부산의 한 가정폭력 보호센터에 입소했던 터였다.

결국 김 씨는 구속됐는데, 그는 전에도 아내를 폭행한 혐의로 여러 번 입건된 바 있다.

부산의 가정폭력 재범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범률 31.6% 전국 최고
원인 분석 후 대책 세워야


8일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부산의 가정폭력 재범률은 31.6%로 전국 평균 19.2%를 크게 상회했으며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는 경찰청이 2012년도 지방청별 가정폭력 재범률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가정폭력은 경찰이 4대 악(성·학교·가정 폭력, 불량식품) 중 하나로 보고 척결 의지를 보이고 있는 분야지만 부산의 가정폭력 재범률이 전국 대도시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아 원인 분석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가정폭력 재범률은 전체 가정폭력 검거 인원 대비 동종전과(가정폭력)가 있는 사람이 얼마나 붙잡혔는지 분석한 결과로 경찰 사법통합망(KICS) 입력 사건을 토대로 했다.

이같은 통계를 두고 경찰에서도 정확한 이유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모든 재범 가정폭력 사건을 분석해야 하기 때문. 경찰은 원인 분석보다는 재범 예방에 치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지방경찰청 김주수 생활안전과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왜 유독 부산의 가정폭력 재범률이 높은지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면서 "가정폭력이 재발하지 않도록 행정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정폭력 피해자와 가해자를 상담하는 일선 상담소에서도 부산의 높은 재범률이 놀랍다는 반응이다.

여성긴급전화 1366 부산센터 장순남 센터장은 "재범률이 높은 것에는 도시의 특성도 있겠지만 분석된 것은 아직 없다"며 "가정 문제라 피해자들이 처음에는 신고하기 어려워하지만 다시 폭력이 일어났을 때 신고하기 수월한 측면은 있다"고 전했다.

부산의 가정폭력 재범률이 높은 원인을 조심스레 추측하기도 했다.

㈔여성문화인권센터 부설 가정폭력상담소 윤미숙 소장은 "IMF 이후 부산에서 급격히 가정폭력 상담건수가 늘기 시작했는데 대체로 경제적인 이유가 크더라"며 "부산이 몇 년간 타도시에 비해 취업률이 낮고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영미 기자 mi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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