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석면폐증 확진자 10명 더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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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옛 석면공장 주변 거주자에 대한 건강영향조사 결과, 기장의 자동차 부품업체 인근 거주자 1명을 포함해 지난해부터 올해 현재 모두 11명의 환경성 석면피해 인정자가 발견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부산시가 지난 2011년 7월 석면공장 인근 학교에 대해 벌인 석면피해 전수조사에 따른 것으로, 향후 사업확대 등 보다 적극적인 피해 구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화학 인근 8명 등
지난해 전수조사 결과

잠복기 감안 증가 가능성
"적극적 피해구제 필요"


23일 환경부와 부산시, 양산부산대병원 석면환경보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부산지역 4개소의 옛 석면공장 반경 2㎞ 내 거주 주민들과 석면공장 인근 학교 학생과 교직원, 가족들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를 진행했다.

전체 수검자 1천655명이 문진, X선 등의 1차 검진을 받았고, 이 중 19명의 의심자가 폐기능검사, 객담검사, CT 촬영 등 2차 검진을 받았다. 이어 최종적으로 11명이 한국환경공단 석면피해판정위원회로부터 석면폐증 판정을 받았다.

석면폐증은 석면을 장기간 흡입할 경우 폐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병으로, 정도에 따라 1~3급으로 나뉘며 이후 폐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11명의 인정자는 1급이 2명, 2급 5명, 3급은 4명이다.

이번에 발견된 11명의 환경성 석면피해 인정자 구성을 보면, 우선 부산에서 당시 가장 큰 석면방적공장이었던 연산동 제일화학 인근 거주자가 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 3명은 제일화학 정문 길 건너편의 연신초등학교 졸업생 가족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역시 석면방적공장이었던 장림동 한일화학 인근 거주자 1명, 자동차 브레이크라이닝 제조업체였던 덕포동 동양S&G 인근 거주자 1명, 그리고 지난해 석면 불법사용으로 적발됐던 기장군 정관면 자동차부품업체 A 사 반경 1㎞ 내 거주자 1명(본보 21일자 보도)이다.

기장군 정관면의 경우, 1차 검진 결과 의심자로 분류됐다 뒤늦게 정밀검진을 받은 주민 1명이 조만간 추가로 석면피해를 인정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민은 현재 석면피해판정위원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밖에 환경부와 부산시의 추적조사와 별개로, 석면피해를 스스로 자각하고 석면환경보건센터에 상담을 의뢰해 검사를 받아 석면폐증을 진단받은 경우도 1~2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는 건강영향조사가 처음 실시된 2009년부터 지난 2011년까지 겨우 1명의 석면피해 인정자가 발견된 것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조사를 맡았던 석면환경보건센터 관계자는 "석면의 피해와 검진의 필요성에 대해 예전보다 많이 알려진 덕분에 조사에 응하려는 분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석면질환의 잠복기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확진자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는 오는 4월부터 6월까지 옛 석면공장 4곳(제일화학·동양S&G·국제패킹·한일화학) 주변 거주자들에 대한 출장 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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