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박근혜 정부 출범 한 달 청와대에 무슨 일이…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4대강 사진 내리고 문화를 올리다

청와대 본관 전경. 연합뉴스

이틀만 있으면 박근혜 정부가 출범(2월 25일)한 지 한 달을 맞습니다.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을 주인으로 맞은 청와대엔 최근 한 달간 무슨 일이 있었을까. 궁금하시지 않나요?

문화융성 국정키워드 맞춰
뚝딱 뚝딱~ 재단장
취재기자 북적 주차장 몸살
춘추관 리모델링 공사 한창   

대통령 관저는 도배만 바꿔
내부 공간 개조 거의 안 해
한국 첫 싱글 대통령 
진돗개 보며 여가시간 보내

청와대 출입기자인 제가 여러분을 잠시 안내해 드릴게요.

■청와대 춘추관은?

청와대를 마주하고 정면에서 바라보면 맨 오른쪽 부속건물이 바로 '춘추관'입니다. '청와대 내 프레스센터'인 셈이지요.

프레스센터인 춘추관 입구.
청와대에서 가장 변화가 두드러진 곳 역시 춘추관이랍니다.

춘추관을 본격적으로 보기 전 1층 화장실 내부 벽면을 한번 살짝 들여다볼까요. 세종대왕 동상과 수문장 교대식, 장고춤, 농악, 승무, 첨성대, 석굴암, 장독대 등 사진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에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이명박 정부가 치적(?)으로 꼽았던 '4대강 보' 전경 시리즈가 사진으로 내걸려 있었답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4대강 보' 사진은 모두 철거하고,  그 자리를 우리의 전통문화 사진들로 채운 것이지요.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 키워드인 '문화융성' 콘셉트에 맞춰 논란거리인 'MB색깔'(4대강 사업)을 지우고, 그 위에 '문화'를 덧씌운 셈이죠.

대통령 기자회견장을 겸하고 있는 2층 브리핑룸은 현재 도배지 교체, 2단 단상 및 스크린(차단막) 설치 등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또 현재 기자실·브리핑룸 등도 내부 리모델공사가 한창이거든요.

춘추관 옥상의 용고(신문고).
박근혜 정부 들어 청와대 출입기자로 등록한 기자는 227명. 청와대는 총 141석에 불과한 기자실 부스(고정석)를 모두 181석으로 40석 정도 늘리고 열악한 취재환경도 개선하겠다고 합니다.

물론, 정권 초기인 탓도 있지만 종편 채널 ,인터넷 매체 등 최근 언론매체가 크게 늘어나면서 춘추관 기자실은 그야말로 '박 터질' 정도로 포화 상태입니다. 지정 자리가 없어 '메뚜기 신세(이곳저곳 옮겨 다님)'인 40~50여명의 기자들이 2층 브리핑룸을 기자실 용도로 사실상 '무단점령'(?)했을 정도니까 말입니다.

급기야 청와대는 춘추관 2층 로비에 제5 기자실(17석 규모)을 새로 만드는 공사에 들어갔답니다. 1층에 있는 4개의 기자실도 모두 부스 확장공사 및 환경개선 공사 등으로 요즘 어수선한 분위기입니다. 정권초기에는 대통령 관련 기사가 많을수 밖에 없는 상황. 그래서 몰려든 기자로 인해 춘추관 인근 청와대 기자단 주차장도 주차 몸살을 앓고 있긴 마찬가지입니다.

브리핑룸 리모델링 공사 모습. 박희만 기자 phman@
■'첫 여성 대통령'의 일상·경호 등은?

춘추관과 바로 인접한 건물 보이시죠? 청와대 홍보관입니다.

청와대 직원들과 관람객들이 드나드는 유일한 통로이자 관문인 셈이죠.

청와대 홍보관 검색대를 통과해 안쪽으로 들어가면 청와대 녹지원(잔디마당), 본관, 영빈관, 대통령 관저·집무실, 비서동(위민관) 등 건물이 나옵니다. 사실, 청와대 내부는 출입기자들조차 접근이 어려운 '성역'이지요.

현재 청와대 대통령 관저 및 집무실은 역대 정권과 비교해 외견상 별반 달라진 게 없다네요.  여성 대통령을 맞아 공간구조 재배치 등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예상됐던 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대통령 관저 및 집무실에 대해 도배지를 교체하고 남성용 변기를 철거하는 정도를 빼곤 내부 공간에 거의 손을 안 댔다는 게 핵심측근들의 전언입니다. 20년은 족히 넘었을 소파 등 가구들도 그대로 사용 중이라던데요.

게다가 당초 여성 경호원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점쳐졌지만, 특별히 여성 경호원 수를 늘리거나 하지는 않았답니다. 다만, 근접경호팀에 여성 경호원 1~2명을 전담배치한 게 달라진 것이랍니다.

그동안 폐지 또는 대폭 축소가 점쳐졌던 제2부속실(영부인 관련 업무 총괄)도 용도만 조금 바꿔서 민원실 및 수행원들의 업무공간으로 그대로 존치하고 있답니다.

박 대통령의 주치의는 여성이 아닌 남성 의사(이병석 교수·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장)로, 평상시에는 상주하지 않고 출퇴근하고 있답니다.

박 대통령이 지난 2월 25일 서울 삼성동 자택을 떠나오며 지역 주민들에게서 선물 받은 생후 1개월 정도 된 진돗개 암수 한 쌍 기억하시죠? '새롬'(암컷), '희망'(수컷)이라는 이름을 받았고, 현재 청와대 생활에 잘 적응 중이라네요.

딱히 청와대에 같이 살 가족이 없는 박 대통령은 요즘 새롬이와 희망이를 보면서 고독감도 달래고 위안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창문은 두꺼운 방탄유리인 데다, 그나마 실내 쪽에 격자창호를 설치해  바깥 풍경이 보이지 않는대요. 청와대 본관 주변의 소나무 숲 같은 멋진 경치도 대통령 집무실에서는 감상할 수 없다 하니,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참 고독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 대통령은 오전 9시 정도면 본관 집무실로 나온답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집무실로 출근하기까지 관저에서 보고서도 읽고 단전호흡과 산책을 한다네요.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