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재선거, 김비오의 도전 민주 '지역밀착 인정' 전략 공천
'영도 지킴이' 김비오 영도 지역위원장이 4·24 부산 영도 재선거의 민주통합당 후보로 20일 확정됐다.
김 후보로서는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 처음 나선 뒤 이번이 세번째 도전이다.
그가 상대할 여당 후보는 '거물급' 김무성 전 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적 무게감으로 치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그럼에도 당 공심위가 김 후보를 선택한 것은 철저하게 지역밀착형 정치활동을 펼쳐온 그간의 노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부산 남구에서 지역구를 옮겨 온 김 전 의원과 '지역성' 측면에서 대립 구도를 만들 수 있겠다는 셈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스승인 '민주주의자' 고(故) 김근태 전 의원과의 인연으로 정계에 입문한 김 후보는 김 전 의원의 요청에 따라 2008년 부산 영도 총선에 처음 도전했다.
당시는 극심한 '반노무현' 기류 속에서 부산 야권은 적당한 후보를 찾기도 어려울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다.
이런 선거에 겁 없이 뛰어들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선거구도가 '여당 후보 대 친박근혜 무소속 후보'의 양자대결로 굳어지면서 김 후보의 득표율은 10%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부산 중구 태생의 그는 선거 뒤 아예 영도에 뿌리를 내렸다. 지역구에 아파트를 얻어 가족들과 정착했고, 지역구 사무실도 지금껏 유지해오고 있다.
대패 후 상당수의 야권 후보들이 "부산, 지긋지긋하다"며 떠나는 상황에서 분명 쉽지 않은 행보였다.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가 불거졌을 땐 17일 간의 단식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물론 그에 대한 지역민들의 찬반은 엇갈렸지만, 지역 현안을 몸으로 부딪쳐서라도 해결하겠다는 그의 노력에 대해서는 '가상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총선은 김 후보에게 좌절의 시간이었다. 중앙당의 야권연대 방침에 따라 통합진보당 후보로의 양보를 강요받았다. 그로서는 받아들이긴 힘들었지만, 결국엔 승복했다.
그는 이번에도 예선에서 탈락할 뻔했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영도 출마설 때문이었다. 그 스스로 "부산의 새누리당 일당독점 구도를 깨기 위해 안 전 교수가 출마하면 자리를 터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우여곡절 끝에 본선에 나서게 된 김 후보지만 문턱은 높다.
그의 상대로 유력한 김 전 의원은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4선의 정치엘리트다. 그와는 모든 면에서 대조적인 인생행로를 살아왔다.
주변에서는 지극히 힘든 싸움이라고 하지만, 김 후보는 "오히려 잘됐다"며 각오를 다졌다.김비오 후보의 젊은 도전이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지 주목된다.
전창훈 기자 j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