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이슈] 가야컨트리클럽에 무슨 일이?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가야유원지' 놓고 김해시·가야개발·회원 '충돌'

가야컨트리클럽 운영사인 가야개발㈜이 인근 가야유원지 재개발을 위해 주중 회원권을 발행키로 하자 기존 회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2010년 폐쇄 이후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가야유원지 전경. 부산일보DB

영남지역 최대 규모인 54홀 회원제로 운영되는 가야컨트리클럽(가야CC)이 최근 들썩거리고 있다.

가야CC는 경남 김해시내 명산인 신어산 자락에 위치, 접근성이 좋고 경관이 수려해 부산과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골퍼들이 몰리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 최근 주중 회원권 판매와 인근 유원지 개발 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김해시가 2011년 가야CC를 인수한 부산지역 업체들에 대해 기존 가야CC 허가조건을 근거로 가야유원지를 재개발하라고 압력을 가하자 업체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주중 회원권 판매에 나서면서 회원권 가치 하락을 우려한 기존 회원들의 반대로 이어져 논란에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시, 인수 부산업체에 개발 압력
인수자, 자금 마련 주중회원 모집
기존 회원 "회원권 가치 하락
서비스 질 저하 우려" 강력 반발

■주중 회원권 판매 논란

가야CC와 가야유원지(가야랜드, 수영장, 청소년 연수원 등) 등을 소유하고 있는 가야개발㈜은 오는 4월부터 골프장 주중 회원 300명을 추가로 모집하겠다는 알림문을 우대·일반회원 2천58명에게 개별 통보했다고 21일 밝혔다. 판매 예정인 회원권은 계좌당 3천300만 원으로 금액은 99억 원이다.

가야개발은 이 돈을 골프장 아래쪽에 방치되고 있는 가야유원지 개발 대금(215억 원)의 일부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우대·일반 회원들은 주중 회원권을 판매하면 기존 회원권 가치(계좌당 7천만~8천500만 원) 하락으로 재산 피해와 서비스 질 저하가 우려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기존 회원들은 가야개발 주주들이 가야유원지 개발에 필요한 별도 투자금은 마련하지 않고, 골프장 주중 회원권 판매 금액으로 충당하려는 계획을 세워 애꿎은 회원들에게 피해를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가야컨트리클럽 관계자는 "회원 2천58명 모두 동의를 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회원 대표 11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 동의를 구해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경남도는 지난달 28일 이 골프장이 마련한 기존 회원 불편 해소 방안을 근거로 주중 회원권 판매를 승인한 상태다.

■논란의 핵심 가야유원지

현재 가야컨트리클럽(265만㎡)과 가야유원지(123만㎡)를 소유한 업체는 가야개발㈜이다. 골프장은 현재 성업 중이지만 유원지는 영업 부진 등으로 폐업한 채 방치되고 있다.

가야개발㈜은 1984년 김해 도심에 위치한 신어산 일대 골프장 허가 조건으로 가야유원지 일대를 시민들을 위한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협약했다.

그 후 가야개발㈜은 골프장 개발을 완료했지만 놀이시설 등이 포함된 유원지는 1989년 개장 후 영업 부진 등으로 2010년 폐장했다. 유원지 개발 규모도 당초 123만㎡에서 61만㎡로 축소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1년 말 부산지역의 세운철강, 쿠쿠, 서원유통, 넥센, 태웅, 삼한종합건설, 성우하이텍 등 7개 기업체가 참여한 신어홀딩스가 가야개발㈜을 1천600억 원에 인수했다.

김해시는 부산지역 업체들로 주인이 바뀐 가야개발㈜을 대상으로 당초 목적대로 유원지 개발을 독촉했다.

이 과정에 시와 가야개발㈜ 간에 신경전도 빚어졌다. 가야개발㈜은 '가야유원지 종합계획용역안'을 시에 제출했고 시는 신빙성이 없는 시간끌기용이라며 돌려보냈다. 시는 가야개발㈜의 미온적 태도에 반발해 골프장 내 주차장과 도로, 연못 매립 등 10건이 허가 없이 이뤄졌다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또 시는 가야개발㈜의 대표자 변경 승인을 보류하는 등 유원지 개발 약속에 대한 압력을 가해 왔다.

이에 따라 가야개발㈜은 올해부터 오는 2016년까지 3단계 나눠 유원지를 종합적으로 개발할 계획인데 모두 215억 원이 소요된다.

가야개발㈜이 유원지 개발을 위한 자금조달 방안의 하나로 선택한 것이 주중 회원권 판매다.

가야개발 관계자는 "주중 회원권 판매금액은 유원지 개발 자금의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나머지 116억 원은 추가 투자 유치나 차입, 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또 그는 "그동안 골프장 쪽에 투자가 집중됐고 지금 시점에서는 유원지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된 만큼, 기존 회원들의 양해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서 "방치된 유원지 개발을 통한 신어산 일대 종합개발에도 상당하게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해시 관계자는 "도심에 방치된 가야유원지 개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역현안"이라며 "업체의 자금조달 방안에 대해서는 개입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가야유원지 개발을 둘러싸고 벌어진 김해시와 가야개발㈜의 힘겨루기가 골프장 회원권 판매 논란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