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든든한 IP카메라] "스마트폰으로 다 본다" 내 손 안의 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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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만(왼쪽), 조현원 씨가 IP카메라로 전송되는 실시간 영상을 PC와 스마트폰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경성대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종민 씨. 지난 1월 김 씨 가게 주변에 좀도둑이 들끓으면서 마음 고생을 심하게 했다. 김 씨의 식당도 두 번이나 당했다. 무인경비시스템을 이용하려니 다달이 나가는 사용료가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CCTV(폐쇄회로영상장치)를 설치하려니 카메라, DVR 녹화기, 각종 케이블과 모니터 구입에 설치비까지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견적이 나왔다.

김 씨는 수소문 끝에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영상 전송이 가능하다는 IP카메라를 설치했다. 카메라와 무선 공유기 구입비로 20만 원 정도가 들었지만, 성능은 생각했던 것보다 만족스러웠다.

■IP카메라가 뭐야?

IP카메라(인터넷프로토콜 카메라)는 네트워크 카메라의 일종으로 인터넷만 되면 언제 어디서든 영상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첨단 기기다. 원하는 곳에 설치해 놓고 다른 곳에서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영상을 확인, 저장할 수 있고 원격 제어도 가능하다. 기존 CCTV와 비교해 설치가 쉽고, 무엇보다 비용이 3~4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고 별도의 유지비도 들지 않는다.

앱 이용해 카메라 원격 조정
상하·좌우 회전 실시간 감시

움직이는 물체 포착하면
캡처사진·경고메시지 바로 전송

업소 경비용뿐 아니라
아이 돌보미 등 쓰임새 무궁무진


스마트폰을 이용한 실시간 영상 확인, 적외선 촬영, 모션 및 소리감지 알람 기능 등 성능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한때 고급차 선택 사양의 대명사였던 차량용 블랙박스가 이제는 필수 장비가 된 것처럼, '내 손 안의 CCTV'라 불리는 IP카메라 역시 향후 이용자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IP카메라 설치해보니

얼마전 남구 대연동 부경대 인근 건물 지하 1층에 밴드들을 위한 소공연장 겸 호프집을 오픈한 '선진밴드' 멤버들과 함께 IP카메라를 설치해봤다. 고가의 악기와 음향장비 등이 많아 보안에 적잖게 신경을 써왔다고 한다.

설치에 사용된 제품은 국내 IT 전문업체인 '슈어쿼터스'의 '슈어아이'.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14만 원 선에 구입했다. 가게에 PC와 유·무선 공유기가 있어서 별도 장비는 필요 없었다. 36쪽짜리 매뉴얼을 꼼꼼히 읽어본 뒤 구동용 드라이버를 깔고, 공유기 IP 설정을 했다. 카메라가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뒤 가게 전체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 IP카메라를 달았다. 무선이라 치렁치렁 케이블선을 정리할 필요가 없었다.

스마트폰 앱을 깔고, 제작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외부 침입시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로 알람 경고를 보내주는 서비스에 가입했다. 설치까지 1시간이 소요됐다. IP 설정이 좀 헛갈리긴 했지만, 매뉴얼대로 따라 하니 특별히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PC 프로그램과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가게 내 화면을 이리저리 둘러봤다. 상하 120도, 좌우 270도까지 카메라가 회전하기 때문에 웬만한 곳은 다 잡힌다. 30만 화소여서, 화질이 선명하다고 하기에는 좀 부족하지만, 사람 얼굴을 식별할 만큼은 충분했다.

첨단 기능이라는 '모션 감지 알람 서비스'를 시험해봤다. 가게 문이 닫힌 심야시간이라 가정하고, 조현원 씨가 가게에 몰래 침입하는 설정. 박대만 씨는 가게에서 100m쯤 떨어진 곳에서 대기했다. 조 씨가 몰래 가게 문을 열고 캄캄한 실내로 들어서자 카운터 구석에 설치된 IP카메라의 LED 등이 반짝이더니 곧바로 박 씨의 스마트폰으로 현장 캡처 사진과 함께 침입 경고 알람 메시지가 날아왔다. 적외선 촬영 기능이 있어 조명이 없어도 영상을 확인 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조 씨의 동태를 지켜보던 박 씨가 "지금 장사 안합니다"라고 말하자 카메라 스피커를 통해 음성이 그대로 전송됐다. 이어 경광등 커서를 클릭하자, 곧바로 가게 안이 사이렌 소리로 요란해졌다. 조 씨가 화들짝 놀랐고, 이 상황은 PC에 그대로 녹화됐다. 박 씨는 "외부 침입 방지는 물론, 가게를 비울 때 뿐아니라 불이 났을 때, 그리고 내부를 들여다 보면서 그날 매출을 확인할 때에도 유효하겠다"고 평가했다.

■출결관리에서 반려동물·아이 돌보미까지

꼭 업소 경비용이 아니더라도 최근 자녀를 집에 홀로 두는 맞벌이 부부와 1인 가정 증가, 치안 불안 등의 사회적 현상과 맞물려 IP카메라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맞벌이를 하는 김 모(41) 씨 부부는 방학 동안 아이들만 집에 둘 때 걱정이 많았는데, 요즘은 직장에서도 스마트폰과 PC를 이용해 안방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니 만족감이 크다고 했다. 스피커를 통해 아이들 대화소리도 들을 수 있다.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는 박 모(42) 씨는 IP카메라를 설치한 뒤 학부모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도장 내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 아이가 학원을 빼먹지는 않나, 운동은 잘 따라하나' 의아해 하던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가 대폭 줄었단다.

■진화하는 CCTV

클라우드와 스마트폰 기반과 접목하면서 CCTV의 진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기술력을 앞세운 국내 IT 전문업체들은 고성능의 IP카메라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엠에이와이플러스의 '카메로', 넷큐리테크놀로지의 '넷큐리' 등이 대표적이다. IP카메라의 등장으로 한해 4조 원에 이르는 국내 CCTV 관련 시장 규모도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통신망 업체들도 IP카메라 관련 서비스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홈모니터링 서비스인 '맘스뷰' 전용 IP카메라를 내놨다. 인터넷망을 통해 집안의 동태나 영상을 스마트폰이나 PC 등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로 LG유플러스의 와이파이와 연계되는 구조다. SK브로드밴드도 IP카메라와 연동해 인터넷선으로 가정이나 매장의 현장 모습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B해피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고화질 영상 전송이 가능하고, 별도의 카메라 구입비가 들지 않지만, 월정 사용료를 내야 한다.

디지털비디오레코드(DVR)와 같은 고가의 저장장비를 별도로 구매하지 않고 녹화 영상을 직접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저장하는 클라우드 기반 CCTV도 보안업체나 통신사에서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카메라 구입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웹캠과 연동한 CCTV도 고려해볼 만하다.' 캠와치독'은 노트북이나 일반 PC에 설치된 웹캠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영상을 전송해준다. 앱 구입비(2.9 달러) 외에 별도 부담이 없어 저렴하다. 웹캠을 사용하는 만큼 PC를 항상 켜놔야 하고, 카메라 회전이 안된다는 게 단점이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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