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2주년… 핵 위험 알리는 책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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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이후의 삶 / 한홍구 외

오는 11일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지 2년째 되는 날이다.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낸 당시 사고는 지구촌에 큰 충격을 줬다. 사고 이후 탈핵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강력하게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때뿐. 세계 각국은 여전히 핵 문제를 안고 있다. 한반도도 그렇다. 북한이 핵무장을 추진하면서 세계가 주목하는 지역으로 부상했다. 이런 움직임에 맞춰 핵의 위험을 알리는 서적들이 잇따라 출간됐다.



핵발전소에 숨겨진 '중심과 외곽'의 차별

후쿠시마 이후의 삶 / 한홍구 외
 '후쿠시마 이후의 삶'은 한·일 학자 셋이 핵무기와 핵발전의 위험을 경고하는 좌담을 엮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 서경식 도쿄게이자이대학 현대법학부 교수, 다카하시 데쓰야 도쿄대학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교수가 공동으로 썼다. 저자들은 후쿠시마 현지를 찾아가 좌담을 펼치며 핵과 관련된 여러 문제를 도출하고 탈핵을 통한 평화를 주장한다. 원전 문제 중 하나는 혜택을 받는 지역과 위험을 떠안는 곳이 다르다는 데 있다. 저자들은 이를 '차별'이라고 했다.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원자력발전소는 외곽지역에 있다. 그곳은 핵의 위험을 짊어지고 산다. 중심과 외곽의 차별이다. 책은 동아시아 현대사는 물론 사회적인 윤리, 미국의 전략과 한미일 동맹의 방향 등 원전을 둘러싼 다양한 문제를 심도 높게 논의한다. 한홍구 외 지음/이령경 옮김/반비/266쪽/1만 5천 원.


사고 현장의 공포스러운 분위기 사진에 담아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 / 오오타 야스스케
'후쿠시마에 남겨진 동물들'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가 카메라에 담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의 기록이다. 사고 뒤 원전 20㎞ 이내 지역에는 피난 명령이 떨어졌다.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라는 의미다. 그래도 그곳에 남겨진 생명체가 있다. 동물이다. 허기진 배를 채우려 거리를 떠도는 개를 인터넷 영상으로 본 후 저자는 후쿠시마로 향했다. 그곳에 사료와 물을 공급하고 버려진 동물을 구조하는 작업을 도왔다. 책에는 구조활동을 하는 현장 사진과 그에 관한 설명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죽은 가축 사이에 끼여 몸조차 움직이지 못하는 돼지의 슬픈 눈, 돌아오지 않는 주인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개, 배가 고파 비닐을 뜯어먹는 소 등 현장감 넘치는 사진들은 핵의 공포를 새삼 일깨워 준다. 오오타 야스스케 지음/하상련 옮김/책공장더불어/133쪽/1만 1천 원.


'체르노빌 재앙'과 버려진 땅의 희망, 만화로

체르노빌의 봄 / 엠마뉘엘 르파주
'체르노빌의 봄'은 원전 사고 발생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재앙의 땅으로 남아 있는 체르노빌을 만화로 담았다. 그곳으로 떠나기 전, 저자는 극도의 긴장감으로 만화를 그리지 못하는 상태에 도달하기도 했다. 저자는 별다른 안전대책 없이 진행됐던 원전 사고 수습 현장, 방사능으로 물든 땅, 피폭된 가족을 오염 물질로 대해야 하는 뼈아픈 현실 등을 그림으로 표현해 핵의 위험을 경고한다. 흑백으로 시작된 그림은 점점 채색된다. 작은 희망을 발견한 것이다. 버려진 땅에도 생명은 존재하고 그곳에서 삶을 살아 내는 그들에게서 희망을 본다. 엠마뉘엘 르파주 지음/맹슬기·이하규 옮김/길찾기/170쪽/2만 원. 김종균 기자 kj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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