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끄는 국비지원여성취업 과정] 결혼으로 직장 떠났다고요? 여성인력개발센터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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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여성인력개발센터가 지난해 진행한 '도시농업코디네이터' 양성 과정 중 퇴비 만들기 수업. 부산지역 4곳의 여성인력개발센터는 다양한 유망 직종의 국비 무료 교육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해운대여성인력개발센터 제공

A 씨는 만 58세. 전업주부였다. 자식 키우다 고개를 드니 50대가 지나고 있었다. 일을 하고 싶었지만 엄두가 안 났다. 여러 해 동안 망설이고 돌아섰다가 지난해 어렵게 부산진여성인력개발센터 문을 두드렸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아 발효식품제조사 교육 과정에 도전했고, 수료 뒤에는 센터의 지원으로 구직에 나섰다. 그리고 같은 해에 경력 많은 셰프들만 간다는 영사관저 요리사로 취업했다.

'유망 직종 교육 과정을 국비로 배우고,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받으며 일자리를 찾는다.' 여성인력개발센터에 가면 이것이 내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여성기본발전법에 근거한 정부의 민간위탁운영 기관으로, 부산에는 해운대, 부산진, 동래, 사상구에 모두 4곳이 있다. 센터별 알짜배기 교육 과정과 이용 방법을 소개한다.

■유망 직종 교육을 무료로

부산지역 4곳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이달 들어 일제히 국비 지원 직업훈련 과정의 수강생을 모집했다. 연중 한차례밖에 운영하지 않고 교육비가 전액 무료라 경쟁이 치열하다. 미취업 여성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지만, 결혼으로 취업 현장을 떠난 '경력단절' 여성에 맞춤한 직종 과정이 많다. 센터마다 모집과 서류·면접 심사를 거쳐 이르면 이달 말부터 각각 5~8개 과정을 차례로 개강한다.

체험학습지도사 전원 취업
웨딩서비스전문가 벌써 10년
발효제조사 영사관 요리사 배출
스토리마케팅전문가 과정 신설
도시농업코디네이터 전망 밝아


사상여성인력개발센터는 체험학습지도사 과정을 지난해에 이어 개설했다. 지난해 처음 실시해 수료자 전원이 취업에 성공한 인기 과정이다. 다문화맘방과후영어지도사, 힐링코디네이터 과정은 올해 신설했다. 전자는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방과 후 영어지도사를 양성하는 과정. 후자는 행복, 나눔 등에 대한 강사 양성 과정으로 학교 현장에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지역 여성인력개발센터의 대표적인 국비 지원 무료 직업 훈련 수업. 체험학습지도사. 사상여성인력개발센터 제공 부산진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는 웨딩서비스현장전문가 과정이 올해 10년차를 맞았다. 웨딩헬퍼 이론과 실습, 정보화교육, 고객 서비스 교육을 포함하는데 취업률이 높다. 노인여가지도사도 지난해 수료생이 이미 백화점, 대형마트 문화센터의 강사로 활약 중이다. 발효식품제조사는 지난해 영사관저 요리사를 배출한 과정으로, 센터는 자체 발효 차음료 브랜드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각 지역 여성인력개발센터의 대표적인 국비 지원 무료 직업 훈련 수업. 웨딩서비스현장전문가 과정. 부산진여성인력개발센터 제공 해운대여성인력개발센터는 방과후독서논술지도사와 영어뮤지컬전문강사 등 교육 분야가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반영돼 경쟁률이 높다. 도시농업코디네이터 과정도 마을공동체, 학교텃밭 가꾸기 등의 수요가 늘고 있어 전망이 밝다. 떡카페창업과정은 올해 바리스타 교육과 창업 멘토링 교육을 보완했다. 보험심사 청구 업무를 주로 배우는 한방·요양병원상담실무전문가 과정은 신설됐다. 
각 지역 여성인력개발센터의 대표적인 국비 지원 무료 직업 훈련 수업. 영어뮤지컬전문강사. 해운대여성인력개발센터 제공 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는 전통적인 특화 과정 CAD설계사무원에 더해 올해는 중소 규모 건설업체를 위한 건설회계사무원 과정을 새로 개설한다. 금정구청이 지원하는 봉제디자이너 과정도 금사공단 현장 맞춤형 1 대 1 집중 수업으로, 지난해 국비 교육 심사 A등급을 받았다. 스토리마케팅 전문가 과정은 최근 급부상하는 스토리마케팅에 초점을 맞춰 만든 신설 과정이다.
각 지역 여성인력개발센터의 대표적인 국비 지원 무료 직업 훈련 수업. 봉제디자이너. 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 제공 특히 부산에는 다른 시·도에는 없는 '지역적합형 여성인력 양성사업' 과정이 있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이 실제 기업체 수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해마다 신규 과정을 공모, 운영하는 것이다. 건설회계사무원(동래), 웰에이징지도사(부산진), 힐링코디네이터(사상), 한방·요양병원상담실무전문가(해운대)와 한국해양대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의 해양레포츠 체험지도자 양성과정이 여기에 해당한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최청락 부연구위원은 "이 사업을 통해 각 센터들은 비슷한 단순직종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직종 교육에 도전할 수 있고, 이후 보완을 통해 국비 교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산진센터 김미숙 관장도 "노인여가지도사, 발효식품제조사 등이 지역적합형 사업으로 시작해 지속 개설된 과정으로, 사전 연구를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신규 직종을 개발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교육 과정도 있어요

센터마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유료 과정들은 선택의 기회가 더 넓다. 해운대센터에서는 살림·아기 돌보미 양성 과정과 다양한 조리 과정이 강세다. 돌보미 과정은 4~10회 수업을 받고 부산YWCA '돌봄과 살림'을 통해 취업까지 가능하다. 올해 신설한 정리수납컨설턴트 2급 양성과정도 대기자가 몰릴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동래센터는 세탁전문코디와 리서치 전문가를 올해 도전할 만한 직종 교육으로 꼽았다. 특히 세탁전문코디는 각 가정에서 세탁물을 수거해 세탁 전문 공장으로 보낸 뒤 다시 고객에게 돌려주는 업무를 하는데, 세탁 관련 지식과 고객 불만 처리 기술을 익히면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도전할 수 있다.

부산진센터는 프리랜서로 시간 활용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주부들이 특히 선호하는 지도사 과정을 중점 배치했다. 창의수학, 창의미술, 창의보드지도사 과정이 마련돼 있다.

사상센터는 지연 스님이 직접 강의하는 웰빙사찰요리를 인기 과정으로 들었다. 행복지도사 관련 자격증 과정도 추천했다. 각 센터들은 재직자, 실업자, 고령자 등 특정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여성인력개발센터 이용 이렇게

각 지역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소위 '교육쇼핑' 현상과 홍보 부족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걱정을 갖고 있다. 해운대센터 신지연 능력개발팀장은 "정보에 밝은 일부 여성들은 4개 센터를 오가면서 국비 교육을 중복 수강하는데, 훨씬 많은 여성들이 취업을 돕는 센터의 존재조차 잘 몰라 센터마다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일자리를 찾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각 센터가 공통적으로 한 달에 1~2차례 진행하는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먼저 찾아보자. 보통 1주일 동안 직업심리검사, 이력서클리닉 등을 통해 자신의 적성을 찾고 구직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배울 수 있다. 모두 무료. 부산진센터 송민재 실장은 "무엇보다 경력단절 여성들이 취업에 대한 지지와 격려를 받는 것이 가장 큰 효과"라고 말했다.

국비 교육에 대한 설명회를 찾아 정보를 수집해 보는 것도 괜찮다. 해운대센터가 오는 14일, 동래센터가 오는 28일 유망직종 설명회를 갖는다. 지난 6일 열린 부산진센터 설명회에는 참가자가 예상보다 배 이상 몰리는 바람에 급하게 바닥에 매트를 까는 것도 모자라 강의실 한 개를 부랴부랴 더 개방해야 했다.

'이 나이에 찾아가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이용자의 연령대는 40대 여성이 가장 많았다가, 불황이 길어지면서 50대 이상과 20대 후반~30대 초반 여성들도 부쩍 늘었다.

교육이 끝나도 센터의 사후 관리는 계속된다. 각 센터는 지역의 기업 수요처를 방문 조사해 취업을 알선하는 것은 물론이고, 면접 현장에 동행하기도 한다. 취업 이후에도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 교육을 추가로 제공하고, 이직 시 또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 주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상센터 양영주 관장은 "각종 특강이나 사회문화 교육 프로그램으로 센터를 방문했다가 뒤늦게 구직에 관심을 갖는 경우도 많으니 일단 가까운 센터를 찾아볼 것"을 권했다. 부산진센터는 상담을 위해 센터를 찾는 이용자나 센터를 통한 취업자들을 위해 일시 보육시설도 운영한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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