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새 정부, 국민통합 노력 별로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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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작심하고 박근혜 정부에 '쓴소리'를 했다. 애정이 담기긴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반드시 명심해야할 충고였다.

김 전 의장은 28일 관훈클럽이 개최한 '관훈초대석'에 연사로 참석, 국민대통합을 위해 박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의 태도변화와 함께 대탕평 인사를 주문했다. 그는 "국민 통합이 국정의 최우선 과제여야 한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갈라설 대로 갈라서고 쪼개질 대로 쪼개졌다. 지역적, 계층적, 세대적, 이념적으로 분열돼 심각한 대립양상마저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전 의장은 "먼저 여권이 변해야 한다. 먼저 손부터 내밀어라"고 강조하고, "박근혜 정부는 대선때 지지하지 않은 48%의 국민을 포용해야 하는데 선거 승리 후 석 달째로 접어들었지만 피부에 와 닿는 그런 노력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며 "정부조직 개편이 늦어져 모든 것이 지지부진하다고 하는데 그 책임 또한 승자 쪽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여성의 리더십, 따뜻한 모성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대통령 직속으로 가장 상위 개념의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해 대화해를 시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아울러 "이번 (대통령) 취임사에서 나온 제2의 한강의 기적, 교육과 문화 창달, '다시 한번 잘 살아보세'만으로는 뭔가 미흡한 느낌이고 경제부흥도 옛날에 많이 듣던 용어"라며 "미래를 향해 어깨를 펴고 고개를 든 채 확실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 전 의장은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이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이 가장 힘들었던 '천막당사' 시절 사무총장으로서 '박근혜 대표'를 지근거리서 보좌했다. 그는 당시 위기속에서 빛을 발하는 '박근혜 리더십'의 진면목을 봤다고 한다.

김 전 의장은 '소통의 달인'으로 통할 정도로 화합의 정치를 펴왔다. '박근혜 사람들'이 김 전 의장의 충고를 깊이 명심해야 하는 이유이다. 권기택 기자 k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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