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2월 말 시한 앞둔 마산로봇랜드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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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 자금 조달 실패… 좌초 위기

경남도 내 최대 민자사업인 마산로봇랜드가 민간사업자인 울트라건설 컨소시엄의 자금조달 실패로 1년 넘게 표류하고 있다.

경남도는 마산로봇랜드사업 정상화를 위해 뒤늦게 대표사 변경을 통한 지분조정에 나섰으나 시한인 2월 말을 눈앞에 두고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자칫 사업이 좌초할 위기에 놓였다.

경남도는 최악의 경우 민간사업자 지정을 취소키로 해 대규모 법적 분쟁으로 치닫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업비 대출약정서 미제출
기공식 후 14개월째 공전
기한 어기면 사업 해지될 수도
해법 마련 가능성 아직 남아


왜 표류하나=세계 최초의 로봇 테마파크를 내세운 마산로봇랜드사업은 지난 2011년 12월 기공식을 가진 이후 14개월째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민간사업자인 울트라건설의 자금조달 실패 때문이다.

실시협약서상 울트라건설은 공공부문 공사도급 계약일 전까지 1단계 민간사업비의 95%(950억 원)에 대한 대출약정서를 제출토록 돼 있으나 건설경기 침체와 미국발 글로벌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지난해 3월 500억 원만 제출한 채 나머지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마저도 기한 내 미인출로 지난해 10월 효력을 상실한 상태다.

경남도는 이에따라 지난 1월 초 "울트라건설이 950억 원에 대한 대출약정서를 2월 말까지 제출하지 못하면 지분조정을 추진하고, 이조차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민간사업자 지정을 취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울트라건설도 지난 1월 15일 지분조정 동의서를 도에 제출해 사태 해결에 잠깐 청신호가 켜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분조정은 3대 주주인 SK C&C가 "더 이상 지분을 늘리지 않겠다"고 당초 입장을 바꿈에 따라 또다시 물건너간 상태다.

울트라건설컨소시엄의 지분은 울트라건설 51%, 로봇진흥재단 19.5%, SK C&C 8%, 삼성증권 5% 등이다.

엇갈리는 입장…해법은 없나=경남도는 울트라건설의 자금조달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달 말까지인 시한을 지키지 못할 경우 사업자 지정 취소까지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울트라건설은 4가지 선행조건을 붙여 "실효성 있는 행정조치 계획이 확인되면 대출약정서 제출이행 확약서를 제출하고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겠다"는 공문을 경남도에 발송해 놓은 상태다.

울트라건설은 또 대출약정서 제출 기한을 '모든 공사 발주 시까지'로 해석해야 한다며 이를 '토목공사 발주 시까지'로 해석하는 도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도는 고문변호사 및 감사원에 문의한 결과 도의 주장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또 협약서상에 주력사가 자금조달에 실패할 경우 컨소시엄사들이 연대보증을 하도록 돼 있는 만큼 컨소시엄 구성사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업 해지 수순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와 울트라건설 모두 로봇랜드사업이 계속 추진돼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어 어떤 방식으로든 해법이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마산로봇랜드사업이 계속 표류할 경우 오는 7월 사업지 최종 선정을 앞두고 있는 로봇비즈니스벨트 유치 경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경남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경남도 김석기 지역균형발전본부장은 "사업자 지정 취소는 법적 분쟁으로 이어져 사실상 사업의 중단을 의미하는 최악의 상황"이라며 "지분을 인수할 새로운 사업자를 물색하거나, 대출약정서가 발급될 수 있도록 도가 중재하는 등 여러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정상섭 선임기자 verst@busan.com


마산로봇랜드 사업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반동리 일원 126만㎡에 로봇 테마파크와 유스호스텔, 호텔, 로봇전시관, 체험시설 등을 건설하는 국책사업.

옛 마산의 혁신도시 탈락에 대한 보상 차원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로봇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2008년 12월 마산시가 로봇랜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로봇전시관, 연구개발시설 등 공공부문에 2천660억 원, 호텔 콘도 테마파크 등 민간부문에 4천340억 원 등 국비와 지방비, 민자 등 모두 7천억 원이 투입된다.

1, 2단계로 나눠 추진되며 당초 2013년 말까지였던 1단계 사업이 2015년으로 미뤄졌고 2단계는 2018년 완공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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