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시론] '청년취업 도시' 부산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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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경 동서대 교수·영어학과

전국적으로 대학 졸업식이 한창이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도 지난주 졸업식을 가졌다. 가족과 친지들의 축하 속에 화사한 꽃다발을 안은 채 연신 웃음을 터뜨리며 사진을 찍는 학위복 차림의 졸업생들이 캠퍼스를 뒤덮었다. 필자도 연구실로 찾아온 학생들이나 캠퍼스 이곳저곳에서 마주친 학생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졸업을 축하해 주었다.

대학 4년 취업 스펙 쌓기에 바쁜 학생들

20대 초반의 열정과 패기를 쏟아부었던 대학 캠퍼스를 떠나 이제 사회라는 거대한 물줄기에 합류하려는 젊은 그들. 한편으로는 그들이 가진 햇빛 같은 젊음 그 자체만으로도 눈이 부셔 부러움이 앞서지만 다른 한편 그들이 앞으로 마주해야 할 현실이 그리 녹록지 않아 마음 한구석 답답함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었다.

졸업생들이 당면한 문제는 단연 취업이다. 올 2월 졸업자들의 경우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공계통 학과나 간호·임상 등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졸업생들이 여전히 구직 중에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불황으로 기업들이 대부분 신규 채용을 없애거나 줄이는 탓에 전국적으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상태이다.

더구나 부산은 고용률이 전국 평균을 밑돌고 있는 실정이라 상황은 더욱 좋지 않아 보인다. 지난 13일 발표된 통계청의 '2013년 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부산의 실업률이 4.3%로 전년 동월(3.5%) 대비 0.8%포인트 상승하였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 2월 4.6%를 기록한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일 뿐만 아니라 전국 16개 시·도 중 인천(5.7%) 다음으로 높은 수치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수출 실적에서도 부산을 포함한 동남권 지역의 실적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이 지역의 불경기를 재차 대변해 준다.

취업난이 장기간 지속되다 보니 대학생활 4년이 취업의 준비 단계로 인식되는 것이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들은 학점 관리는 물론, 외국어 능력, 자격증, 인턴십 같은 스펙을 쌓기에 바쁘고, 취업 준비를 위해 8학기를 다 채우고 나서도 졸업유예를 신청하는 예가 허다하다. 대학의 입장에서도 취업률은 중요한 요소이다. 대학교육역량강화사업을 위시하여 각종 정부 지원 사업 선정 시 취업률은 매우 비중이 높은 요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마다 졸업생들의 취업률을 제고하기 위해 각종 프로그램 도입은 물론 다양한 취업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부산지역을 벗어나 수도권으로 취업하거나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인턴십을 지원하여 나가는 학생들도 증가 추세에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학생들은 연고지가 있는 부산·경남지역 기업들을 대상으로 구직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역대학에서 배출된 인재를 제대로 흡수해 내지 못하는 부산의 부족한 산업기반이나 전국 평균을 밑도는 고용률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난해 실시된 부산시 '2012 사회조사'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추진을 1순위로 내세운 시민들의 응답 또한 이러한 안타까움과 절박함을 반영하고 있다.

부산시가 향후 해양·문화·관광 사업 등 전략산업을 추진함에 있어 그 무엇보다도 청년 일자리 창출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지역의 우수한 인재가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 지역사회를 위해 공헌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 역시 필수적이다. 이명박정권 들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개념은 도외시된 채 수도권 중심의 정책 위주로 실시되어 온 점 역시 바뀌어야만 한다.

지역대학 졸업생 지역기업이 수용해야

박근혜 정부가 25일 출범을 앞두고 있다. 부산시민으로서, 또한 지역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한 사람으로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공약 가운데 특히 '지역균형발전을 통한 지역갈등 해소'를 향후 어떤 정책으로 풀어나갈지 지켜보고 싶다. 지역균형발전을 통한 민생문제 해결, 그 가운데서도 청년 일자리 창출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루어질지 지켜볼 것이다. 지역대학을 성실히 졸업한 학생들이 수도권이나 해외 소재 기업에 못지않은 지역의 유망기업에 취업하여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자기를 길러준 부산을 진실로 사랑하며, 부산을 거점으로 전 세계로 뻗어나갈 자부심에 찬 그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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