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 대체할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학습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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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억양 입에 익도록 매일 큰 소리로 반복해 읽고 써라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영어영역을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건의하면서 NEAT 공부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NEAT 모의평가에서 수험자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 4개 영역을 평가하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National English Ability Test)'이 교육현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달 1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영어영역을 NEAT로 대체하는 방안을 건의하면서 NEAT 공부법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만약 박근혜 정부가 올해 안으로 NEAT의 수능 대체를 결정하면, 중학교 2학년부터는 수능 영어 대신 NEAT가 대입의 필수 요소가 된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대입에 NEAT를 활용하는 대학도 점차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7개 대학이 NEAT 성적을 수시모집에 반영했지만, 올해는 이 숫자가 늘어나 2014학년도 대입에서는 4년제 일반 대학 27곳과 전문대 9곳 등 모두 36개 대학교에서 NEAT 점수를 대입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해양대, 부경대, 동서대 등 부산·경남에서만 8개 대학이 이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 자연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에 NEAT의 출제 유형과 학습전략을 소개한다. 기본 자료는 NEAT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 펴낸 'NEAT 이렇게 준비하세요-2급'을 토대로 했다.

·NEAT 2급 시험이란

NEAT는 듣기·읽기 수준을 상대평가하는 수능과 달리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 등 4개 영역에 걸쳐 학생들의 절대적인 성취 수준에 따라 성적을 부여하는 절대평가 시험이다. 방식은 인터넷 기반의 시험(Internet-Based Test)으로 치른다. 1급은 '한국형 토익'이라고 할 수 있는 일반인용이고 2·3급은 학생용이다. 2급 시험은 실용영어 능력과 함께 학업에 필요한 기초적인 학술영어능력을, 3급은 일상생활의 기본적인 의사소통에 필요한 실용영어능력을 측정한다.

중학 2학년생 대입 시점
2018학년도부터 실시 가능성
듣기·읽기는 현 수능과 비슷
올해 수시모집 36개 대학서 채택


학술 소재를 다룬다고 해서 크게 어려워할 필요는 없다. NEAT 2급에 사용되는 학술 소재는 주로 인문, 사회, 정치, 과학기술, 예술, 문학, 공중도덕 등에 관한 내용이다. 대입에서는 변별을 위해 2급 성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2급 시험은 듣기·읽기 각 32문항(40분, 50분), 말하기 4문항(15분), 쓰기 2문항(35분) 등 70문항을 모두 140분 안에 풀어야 한다. 듣기는 헤드셋을 통해 듣기 자료를 듣고 컴퓨터에 답안을 체크하며, 읽기는 화면에 제시되는 글을 읽고 답을 선택한다. 말하기는 헤드셋에 부착된 마이크에 직접 영어로 말을 하도록 돼 있으며, 쓰기는 컴퓨터 자판으로 답안을 입력하면 된다.

·수능 영어와 차이점

NEAT에 본격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수능 영어와 다른 점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 4개 영역에 모두 대비하기 위해서는 수능 영어영역 고득점을 목표로 준비해 왔던 그동안과는 공부 방법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인식해야 할 것은 수험생들 간 상대평가를 통해 표준점수를 제공해 왔던 수능과 달리, NEAT는 학생들의 절대적인 성취 수준에 따라 성적을 부여하는 절대평가라는 것. 성적도 수능은 표준점수와 9개의 등급으로 나눠 표시되지만 NEAT는 영역별로 A~D 4개 등급으로 성적을 부여한다. 

응시 횟수도 달라진다. 수능은 1년에 한 번만 볼 수 있지만 NEAT는 두 번의 응시 기회가 있고 학생들은 그중에 더 높은 점수를 입시에 활용할 수 있다. 참고로, 올해는 5~7월께 2차례 NEAT 본시험이 있을 예정이다. 일선 영어 교사들은 "NEAT의 4개 평가 영역 가운데서도 특히 말하기, 쓰기에 대한 체계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입 시험에서 말하기·쓰기를 평가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2급 영역별 문항 유형

NEAT 2급 듣기 문항은 크게 △적절한 응답 찾기 △주제, 제목, 요지, 목적, 의견 찾기 △내용 일치(불일치), 화자가 할 일 찾기 △위치, 도표 정보 찾기로 구성된다. 읽기 문항은 △주제, 제목, 요지, 목적, 의견 찾기 △세부 정보 파악 △빈칸 채우기 △문장 끼워 넣기 △내용 순서 파악 등이다. 말하기는 △연계질문에 답하기 △문제 해결하기 △그림 묘사하기 △발표하기로 구성된다. 쓰기는 △조건제시형 글쓰기 △짧은 에세이 쓰기로 나눠 평가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특히 "말하기 학습전략으로 매일 꾸준히 영어를 듣고 소리를 내 연습할 것"을 제시했다. 교과서의 짧은 담화나 대화문을 1∼2개 정해 이를 들으면서 받아쓰기를 하거나 발음과 억양 등을 자연스럽게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같은 내용을 여러 번 반복해 듣는 게 좋다는 것이다.

·NEAT 영역별 준비

영역별로 듣기와 읽기 영역은 기존 수능과 비슷한 유형이 많기 때문에 이전과 다른 특별한 공부법이 필요하지는 않다. 다만 듣기는 수능 듣기보다 지문이 다소 긴 편이며 말의 속도도 수능보다 다소 빠르기 때문에 평소 듣기 연습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 수능은 1분당 140~160단어가 나오는 반면, NEAT 2급의 듣기는 분당 150~170단어의 속도로 나온다. 읽기 영역 역시 수능보다 긴 지문이 여럿 포함되고 질문과 선택지가 모두 영어로 돼 있어 문항당 평균 읽기의 양이 많아지는 만큼, 가급적 빨리 읽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다.

말하기와 쓰기를 스스로 연습하고 싶은 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NEAT 포털사이트와 EBS 방송을 통해 시험에 대비할 수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NEAT 포털사이트(www.neat.re.kr)와 EBS 영어교육방송(www. ebse.co.kr)에서 네 영역의 연습문제와 무료 말하기, 쓰기 연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EBS에서는 NEAT대비 해설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일선 영어 교사들은 4대 영역을 따로 분리하기보다 한 번에 공부하며 기본기를 다져 놓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영어 텍스트의 본문을 보면서 의미 단락에 주의해 듣고, 빠르게 따라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이렇게 하면, 듣기 향상은 물론이고, 큰 소리로 읽다 보면 말하기 연습이 동시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잘 준비할 수 있나?

이제까지 우리나라 영어 교육은 듣기와 읽기 중심이었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NEAT 본시험을 통해 실시하는 말하기와 쓰기의 직접 평가 도입에 대해 학교 교육이 제대로 대비해 주지 못한다면 사교육에 의존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영어 조기 유학 등 해외연수 경험이 있는 학생에게 유리한 것이 아닌지 등 여러 걱정이 앞설 수 있다. 하지만 NEAT는 우리나라 영어 교육과정에 근거해 개발되기 때문에 교육과정에서 정한 성취 기준 수준을 넘어서지 않고 교과서에 제시된 연습문제와 유사한 유형과 수준으로 출제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측은 "NEAT는 교과서에 제시된 연습문제와 유사한 유형과 수준으로 출제된다"면서 "성취 기준을 달성했는지에 따라 등급이 제공되는 절대평가이기 때문에 교과서를 중심으로 일정 수준에만 도달하면 모든 학생이 A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교육청 학교정책과 이상율 장학사도 "NEAT 시험이 기존 수능 영어영역에 제시됐던 지문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지난해 NEAT 예비시험을 쳐 본 결과, 4가지 영역에서 학생들의 40% 이상이 A등급을 받았다"면서 "크게 사교육 없이도 교과서를 중심으로 공부한 학생이라면, A등급을 무난히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기존 수능에 없었던 말하기와 쓰기영역이 추가되는 만큼 학생들의 부담감도 커질 수밖에 없지만, 문제의 난이도 자체는 교육과정을 넘어서지 않기 때문에 새 유형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큰 부담은 없다는 얘기다.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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