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까지 찾게 만드는 '스마트폰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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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판매 중인 일명 '스마트폰 감옥(Cell Lock-up)'. 15분 단위로 1시간까지 감옥에 가둘 수 있는데, 시간이 끝나기 전 감옥 문을 열면 '경보! 경보!' 등의 소리가 난다. 인터넷 화면 캡처

'스마트폰을 가두자!'

직장인 서 모(45·해운대구 우동) 씨는 친목 모임에 갈 때마다 씁쓸함을 느낀다. 참석자 모두 귀만 열어 놓은 채 눈은 저마다 테이블에 올려놓은 스마트폰에만 집중하면서 대화의 흐름이 끊어지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서 씨는 "다음번 모임 때는 요즘 인터넷에 유행하는 '스마트폰 감옥'이라도 사서 가져가야겠다"며 혀를 찼다.

스마트폰 감옥(Cell Lock-up)은 스마트폰을 최대 6대까지 감옥 형태의 철창 속에 넣고 15분 단위로 1시간까지 가둘 수 있도록 만든 장난감이다.

2천500만 명 가입 시대
사용 지나쳐 잇단 질환
인터넷 중독보다 심각
시간 강제 앱까지 개발


온라인에서 19.99달러에 날개 돋힌 듯 팔리고 있다. 개발회사 측은 "'가족·친지들과의 소중한 대화의 시간을 방해하는 스마트폰은 범죄'라는 생각에서 이 장난감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수가 2천5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이처럼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이 사회문제화하자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기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나 노력들도 넘쳐나고 있다.

이는 과도한 스마트폰 및 PC사용으로 20, 30대부터 어깨·목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십견' '삼십견'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고, 손목터널 증후군·거북목 증후군·손가락 관절염·안구건조증 등에 노출되는 사람이 급증하는 현상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회사원 김 모(42·동래구 복천동) 씨는 "중학생인 딸 둘에게 지난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꿔줬는데 식탁에서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통에 아예 오후 7시 이후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2G 폰으로 다시 갈아타는 사람도 생겼다. 온라인 상에는 '스마트폰에서 피처폰으로 바꾼 후기' 같은 글들이 넘친다. 처음에는 카카오톡 등 SNS를 사용할 수 없어 불편했는데 피처폰으로 갈아탄 뒤 시간이 지나니 오히려 지인들이 더 불편해 하더라는 고백이 대부분이다.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강제로 제한하는 앱도 탄생했다. 스마트폰 중독 방지 '모모(모바일 모니터링)' 앱은 지정한 시간동안 선택한 앱을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 앱은 삭제하지 않는 이상 중간에 시간 제한 해제를 할 수 없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실시한 '2011년도 인터넷중독 실태조사'(만 5세~49세·1만 명 대상)에 따르면 스마트폰 중독률은 8.4%로 처음으로 인터넷 중독률 7.7%를 넘어섰다.

그 중 10대의 11.4%가 스마트폰 중독으로 나타나 전 연령 중 가장 수치가 높았다. 중독자들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8.2시간으로 일반사용자 3.0시간의 3배 가까이 됐다.

부산정보문화센터 윤선욱 센터장은 "지난해 말부터 스마트폰 중독 상담이 15% 늘었다. 요즘은 인터넷 중독보다 스마트폰 중독 상담이 더 많다"면서 "지난달 우리 센터와 부산시, 동의과학대 모바일 앱 개발센터가 공동으로 내놓은 '스마트폰 자가중독 진단 앱'을 다운받아 활용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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