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 성공에 러시아 '안도의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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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발사가 최종 성공 판정을 받자 러시아는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마저 실패했더라면 러시아는 우주 강국 이미지는 물론 세계 발사체 시장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로호 발사 성공이 무엇보다 절실했던 건 나로호(KSLV-1)의 1단이 러시아 경량급 앙가라 로켓의 원형 모델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러시아 입장에서 한국 나로호 발사는 러시아가 올해 말 시험 발사할 예정인 신형 '앙가라' 로켓의 첫 비행실험이기도 했다.

앙가라 로켓 첫 비행실험
실패시 발사체 시장서 타격


31일(현지시간)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로고진 부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30일 앙가라 로켓의 비행 실험이 시작됐다"며 "2015년 (극동 아무르주에 건설 중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경량급 앙가라 로켓을 본격적으로 발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연방우주청 관계자는 로고진 부총리의 발언을 보충 설명하면서 "한국-러시아 합작 로켓 나로호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이 로켓의 1단이 경량급 앙가라 로켓의 원형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옛 소련 당시 러시아는 제니트와 소유스 등 세계적으로 신뢰성이 인정된 발사체 모델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소련이 붕괴하면서 기존 발사체를 만들던 설계 인력, 제조 공장과 발사장 등이 뿔뿔이 흩어져 각국의 협력 없이는 로켓을 발사하기가 어려워졌다. 설계부터 발사까지 러시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모델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게 바로 나로호 1단에 사용된 액체로켓인 앙가라 로켓이었다. 러시아가 차세대 발사체로 개발하는 앙가라 로켓을 처음 시험하는 무대가 바로 나로호 발사였던 것이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러시아 우주청 관계자가 "러시아 자체의 앙가라 로켓 발사 실험은 올해 말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흐루니체프 우주센터 주도로 지난 1995년부터 신형 앙가라 로켓을 개발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주발사체 1단에 앙가라 로켓 모듈을 1개에서 5개까지 합쳐 붙이는 방식으로 경량급(모듈 1개), 중간급(모듈 3개), 중량급(모듈 5개) 발사체를 제작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인 1950년부터 지난해까지우주 발사체를 총 3천159번 쏘아 올려 이 중 2천957번을 성공했다. 역대 발사 성공률이 93.6%나 돼 세계 최강의 자리를 굳혀왔다. 하지만 나로호가 137초 만에 공중 폭발한 2차 발사 실패는 러시아에 엄청난 부담이 됐다. 2년 가까이 끈 조사에도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러시아가 만든 1, 2단 분리부가 오작동을 일으켜 폭발했을 것이란 견해가 많이 제기됐다. 지난해 10월 나로호의 3차 발사 시도 때도 러시아산 부품의 결함으로 발사가 중지된 바 있다. 강승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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