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이라고 무시하지 마라, 실~속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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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음식의 진화

노블리아씨푸드뷔페의 홈파티 음식(16종·8만 원)이 밀폐 용기 20개 남짓에 담겨 배달된 것을 집안 식기에 담아 상을 차려냈다.

'배달 음식'의 생명은 조리상태를 유지시키는 신속함이다. 따끈하거나 차가울 때 전해지지 않으면 금세 상품가치를 잃어버린다. 기술의 발달은 그 보존성을 배가시켰지만 안전성과 비용은 여전히 복잡한 함수관계로 남아 있다. 요컨대 그 균형점을 어디서 찾는가에 해답이 있을 것이다. 요즘 뜨고 있는 배달주문 음식 두 종류를 맛봤다. 최소 6∼8인 상차림까지도 '따끈하게' 택배하는 '홈파티' 주문음식, 그리고 유기농 쌀과 국산 생전복으로 만든 '전복밥'이 그것이다.

■노블리아씨푸드뷔페 '홈파티' 주문음식

6~8인분 8만 원짜리 인기
갈비찜 등 16종 메뉴 빼곡
요리마다 조리사 이름도


레귤러급 뷔페인 초량동 노블리아씨푸드뷔페가 홈파티 음식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장 뷔페처럼 요리사가 반조리된 음식을 가져와 완성해 주는 출장연회(케이터링) 방식이 아니라 뷔페 요리사들이 완성한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집까지 배달해 주는 새로운 형태다.

전화주문을 넣었다. 최소 단위인 6∼8인분 8만 원짜리 홈파티 음식 기본 메뉴를 이튿날 저녁시간에 보내 달라고 신청했다. 약속시간에 도착한 건 압축밀폐 포장된 용기 20개 남짓. 일반 택배를 거치지 않고 뷔페 직원이 직접 가지고 왔다. 용기마다 조리한 요리사의 이름이 쓰여 있는 게 눈에 띄었다.

각각의 용기에는 궁중고기말이, 오향장육, 갈비찜, 해파리냉채, 생선초밥, 유부초밥, 김밥, 메밀소바, 잡채, 호박죽, 김치를 비롯해 디저트인 경단과 수정과 등 모두 16종의 메뉴가 차곡차곡 담겨 있다. 가정에서 조리하기 힘든 요리들에 젓가락이 자주 갔다.

조리된 직후 포장, 배달된 덕분인지 갈비찜만 다시 데우고 나머지는 그대로 먹을 수 있었다. 양도 푸짐해 6명이 먹고 남겼다.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가 아니라면 무난할 듯싶었다. 예컨대 소규모 집들이와 생일상, 회사의 세미나, 콘도에서의 1박2일 야유회 같은 캐주얼한 자리라면 말이다. 시장 보고 음식 장만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그리고 끔찍한 뒤치다꺼리. 요즘 집들이가 있어도 식사는 바깥에서 하고 집에선 술상, 다과상만 내놓는 게 보편화된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예닐곱 명 먹자고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케이터링을 부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밀폐 용기

결론적으로 이 배달음식은 편리함과 비용의 시소게임이 낳은 틈새시장을 비집고 나온 것 같다. 상은 차려야 하는데 케이터링을 부르기는 부담을 느끼는 소비층을 노린 것이다.

노블리아씨푸드뷔페의 강재경 대표는 "10년간의 출장연회 사업 결과 홈파티 수요가 많은 것을 보고 시장 가능성을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또 온도를 유지하는 압축밀폐 실링용기의 개발 덕분에 저렴한 가격에 홈파티 음식을 집까지 배달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주문전화 051-966-1234. 음식 16종 8만 원(6∼8인분)부터. 팔보채, 모둠전, 월남쌈, 모둠계절과일 등이 추가되면 최대 26종(30인분) 45만 원까지. 새우망고샐러드, 맛소스스파게티, 탕수육, 유부초밥 등 13종로 구성한 키즈파티 8만 원(10인분). 밥, 국, 1회 용기 추가 가능. www.noblea.net
부산 해보식품의 즉석조리 식품인 '참전복밥'.

■해보식품의 유기농 '참전복밥'

유기농 쌀·국산 생전복 사용
80% 죽·20% 밥의 조화
부산한살림 등 생협서 유통

부산노동자생협 사무실을 방문했더니 최용국 이사장이 대뜸 "요즘 죽이 문제"란다. 싼 가격에 맞추니 재료나 가공과정에 문제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전복 내장을 함께 끓였을 때 나타나는 겨자색이 보이지 않고 희멀겋다면 100% 수입 냉동산이라고. 그러면서 매장에 진열 중인 '참전복밥'을 꺼내왔다. 유기농 쌀과 국산 생전복만을 고집하는 부산의 회사가 만들었고,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며 취재를 슬쩍 의뢰했다.

그래서 부산의 해보식품(대표 김현득)이 내놓고 있는 '참전복밥'을 시식해 보았다. 그런데 왜 '전복죽'이 아닌 '전복밥'일까? 1인분 220g 용량이 들어 있는 폴리에틸렌 봉지를 열었더니 궁금증이 이내 풀렸다. 80%는 죽, 20%는 밥, 즉 죽이 되기 직전의 상태였다. 완성 직전의 죽 상태를 소비자가 즉석조리하는 식이다. 봉지에는 이 기술로 특허를 받았다고 씌어 있다.

물 330㏄를 섞어 끓이면서 슬슬 저어주니 황갈색 기운이 감도는 게 제법 먹음직스러운 죽이 완성됐다. 조리시간 불과 5분! 인스턴트가 아니지만 조리 속도는 인스턴트를 뺨친다. 맛도 구수하고 식감도 제법이다. 반조리된 밥을 신선보관(냉장 혹은 냉동)했다가 라면을 끓이듯 언제든지 끓여내니 죽이 퍼지거나 맛이 변할까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속이 불편할 때, 아침식사 대용, 간식으로 요긴한 전복죽의 특징을 잘 살렸다. 한데 그보다도 이 '참전복밥'의 가장 큰 미덕은 재료의 질이란다.

해보식품 김 대표는 "완도산 생전복과 가톨릭우리농에서 공급받은 유기농 쌀과 찹쌀, 한살림의 천일염 그리고 국산 참기름만을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MSG와 같은 화학첨가제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까다로운 가톨릭우리농, 부산한살림 등의 생협에서 유통되고 있단다. 전화주문을 하면 택배로 받을 수 있다. 유기농 제품 기준 10봉지 6만 원. '브로콜리새우밥'은 10봉지 4만 3천 원. 냉동 60일 보관 가능. 부산 금정구 남산동 981의 21. 051-517-5083.

글·사진=김승일 기자 dojun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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