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바' 배워보기] 쉽다! 즐겁다! '몸치'들 다 모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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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작심삼일의 단골 주제다. 목표가 다이어트든, 건강 회복이든, 혹은 '멘붕'에 대한 힐링이든, 운동만큼 좋은 답이 없다. 문제는 쉽게 지겨워진다는 것이다. 헬스클럽 세 달 끊고 일주일도 못 간 갑남, 요가복부터 사놓고 흐지부지 한 달도 못 채운 을녀라면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운동 프로그램 '줌바'에 관심을 기울여볼 만하다.

■ 줌바란

지난해 8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2012 줌바 인스트럭터 컨벤션'에는 4일 동안 전 세계의 줌바 팬 8천여 명이 모여들었다. 유명한 라틴, 힙합 뮤지션들이 레드카펫을 밟았고, 농구스타 샤킬 오닐도 "줌바는 운동선수들의 몸매 유지에 좋다"고 인터뷰했다. 대형 홀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무대 위 줌바 마스터들과 함께 흥겨운 음악에 맞춰 쉴 새 없이 몸을 흔드는 모습은 거대한 클럽을 연상시켰다.

춤과 운동을 결합한 댄스 피트니스
세계 150개국서 1천400만 명 즐겨
메렝게·살사 등 라틴댄스 스텝 기본
배우기 쉬우면서도 운동량 엄청나


미국스포츠학회는 지난해 피트니스 업계 유행 키워드 중 9위에 줌바를 비롯한 댄스 피트니스를 올렸다. 영국에서는 화면 속 줌바 동작을 따라하는 모션 컨트롤 게임 '줌바 피트니스'가 2011년 게임 순위 1위를 10주 넘게 지켰다. 제니퍼 로페즈, 마돈나 같은 팝스타와 웨인 루니, 레베카 애들링턴 같은 운동선수, 미국의 영부인 미셸 오바마까지 줌바를 즐긴다고 알려졌다.

'줌바(Zumba)'는 춤과 운동을 결합한 댄스 피트니스 프로그램이다. 메렝게, 살사, 쿰비아, 탱고, 레게톤 등 라틴 댄스의 기본 스텝을 운동이 되도록 변형했는데, 유산소 운동을 기본으로, 팔다리의 움직임을 더해 근력운동의 효과를 더했다. 보통 한 시간 동안 라틴 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사람들은 강사의 움직임을 따라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인다. 
부산의 라틴댄스 동호회 삘링라틴클럽의 줌바 강습 모습. 남자와 외국인 비중이 높다. 삘링라틴클럽 제공 1990년대 콜롬비아의 에어로빅 강사이자 댄서였던 베토가 어느 날 에어로빅 음악을 갖고 오지 않아 가방에 있던 살사와 메렝게 음악을 섞어서 즉흥적으로 개발한 것이 줌바의 출발이다. 그 뒤 2001년 줌바 피트니스 협회가 설립됐고, 지금은 전 세계 150개 국 1천400만 명이 즐기는 피트니스 산업으로 성장했다.

■ 주요 동작은

동아대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부산대 대학원(예술경영)을 다니고 있는 양경은(29) 씨는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줌바 인스트럭터 라이센스를 받은 뒤, 지난달부터 현대백화점 부산점과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센터에서 줌바 댄스를 강의하고 있다. 양경은 씨로부터 줌바의 주요 동작을 배워보았다.

줌바의 기본 동작은 음악의 리듬에 따라 메렝게, 살사, 쿰비아, 레게톤 4가지로 나뉜다. 최근에는 멕시코, 인도 음악에서 힙합과 팝까지 음악의 범위가 넓어졌다. 이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스텝이 아프리칸 스타일을 차용한 도미니카 공화국의 신나는 전통춤 리듬 '메렝게'다. "걸을 수만 있다면 메렝게를 출 수 있다"는 쉬운 스텝이다.

메렝게는 발을 땅에서 살짝 살짝 떼고 팔을 허리에 짚고 행진하듯 걷는 '마치', 오른쪽 다리를 뻗었다가 돌아오고, 다시 왼쪽 다리를 뻗었다가 돌아오는 '사이드스텝', 발을 사선으로 뻗어 마름모꼴로 짚고 돌아오는 '다이아몬드 스텝', 양팔을 아래 위로 엇갈려 뻗어주는 '베토 셔플' 동작으로 나뉜다. 
줌바의 기본 스텝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을 만큼 쉽다. '메렝게'의 사이드스텝(왼쪽), 다이아몬드스텝과 베토 셔플을 선보이고 있는 줌바 강사 양경은 씨. 김병집 기자 bjk@ 라틴 음악의 대명사인 '살사'의 기본 스텝은 '원-앤드-투' '쓰리-앤드-포'로 이어지는 리듬에 따라 양쪽 다리를 번갈아서 뻗었다가 모아주는 것이다. 다리를 뻗는 방향에 따라서 '사이드 투 사이드' '투스텝' '프론트 앤드 백' '백 스텝'으로 나뉜다.  줌바의 기본 스텝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을 만큼 쉽다. '살사'의 사이드투사이드(왼쪽), 백스텝 동작을 선보이고 있는 줌바 강사 양경은 씨. 김병집 기자 bjk@ 각 동작은 쉼 없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모든 동작에서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다리를 움직일 때에는 골반을 이용해 밀어주는 느낌을 유지해야 한다. 각 단계에서 팔을 양쪽으로 쭉 뻗거나, 한 쪽 다리를 들어올리는 식의 변형을 통해 근력 운동의 효과를 더할 수 있다. 이밖에 몸의 한쪽을 고정시킨 상태에서 180도 회전하는 쿰비아, 라틴 댄스에 힙합의 느낌을 더한 레게톤이 있다.

줌바의 매력은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춤의 일종이기 때문에 정확한 박자나 스텝보다 본인의 느낌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 스텝이 몸에 익으면 자신만의 '안무'를 더해서 눈치 보지 말고 즐기면 된다. 실제로 줌바는 줌바피트니스협회에서 여러 장르의 음악을 직접 섞어 제공하는 공식 음원 외에도 힙합, 가요, 팝 등 모든 장르의 음악에 맞춰 즐길 수 있다.

■ 왜 인기일까

줌바의 매력은 "쉽다"와 "즐겁다"로 요약할 수 있다. 줌바에도 메렝게, 살사, 쿰비아, 레게톤 등 기본 스텝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음악 장르별로 서너 가지의 기본 스텝을 응용한 동작이기 때문에 음악이 바뀌어도 금방 따라할 수 있다. 부산에서 줌바 강좌를 운영 중인 삘링라틴댄스클럽의 김동주 매니저는 "난이도가 에어로빅 난이도의 3분의 1 정도"라고 말했다.

대신 운동량은 엄청나다. 빠르고 격렬한 동작과 부드럽고 느린 동작을 순차적으로 배치하되 음악에 따라 쉼 없이 온몸을 움직이기 때문에 한 시간 수업을 하고 나면 몸이 다 땀에 젖는다. 줌바피트니스협회가 "한 시간에 최대 1천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데, 시간당 대략 400칼로리 소모는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평소에 잘 쓰지 않는 허리와 골반을 움직이기 때문에 복부 근육을 만들고 옆구리 군살을 빼는 데 효과가 탁월하다. 엉덩이와 다리 선을 다듬는 힙업 효과도 크다. 즐겁게 춤을 추다 보면 다이어트 효과가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운동할 수 있다.

트렌드 분석 기관인 트렌드인사이트코리아는 최근 리포트에서 줌바의 매력을 "피트니스센터를 단순히 운동만 하는 장소가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접근했고, 신체적인 고통이나 지루함 없이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상쾌한 댄스 파티 분위기를 차용했다"고 분석했다.

줌바 강사 양경은 씨는 "처음에는 몸을 움직이는 걸 어색해 하던 분들도 흥겨운 음악에 몸을 맡기고 스텝을 밟다보면 춤을 즐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며 "운동의 무료함을 견디지 못해 이것저것 해보다 그만두신 분들, 스트레스를 풀면서 살도 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고 말했다.

■ 나도 배워볼까

부산에는 아직 줌바를 배울 수 있는 곳이 흔하지 않다. 양 씨가 신세계 센텀시티와 현대백화점 부산점 문화센터에서 줌바 강좌를 진행하고 있지만 2월 말까지는 기존 수강생들만 참여할 수 있다.

부산의 라틴댄스 동호회 '삘링라틴클럽'은 지난해 11월 미국인 원어민 강사의 줌바 수업을 시작했다. 2월부터 주 3회 저녁 수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자세한 강습 일정은 이달 말 홈페이지(www.feelinglatinclub.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삘링라틴클럽의 수업은 백화점 문화센터와 달리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비슷하고, 외국인 수강생이 많다.

집에서 혼자 시작해보는 것도 괜찮다. 줌바 피트니스협회의 공식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user/lovezumba)에서는 다양한 동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줌바 피트니스협회의 홈페이지(www.zumba.com)와 페이스북(www.facebook.com/zumba)에서도 다양한 줌바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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