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 인테리어 팁] 가구 하나만 옮겨도 풀 죽은 우리 집 '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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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소파는 현관과 대각선 방향에 놓는 게 좋다. 현관을 등지면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없다. 소파 옆에 키 큰 스탠드를 두면 구석에 쌓이는 음기를 순환하게 해 준다. 왼쪽 작은 사진은 풍수를 알아볼 때 쓰는 전통 나침반. 부산일보 DB·서면 더샵 센트럴스타 제공

'남향에 동쪽 대문인 집에는 삼대가 적선해야 산다'는 말이 있다. '머리를 북쪽으로 두고 자면 안 된다', '서남쪽 방향에서 돈이 들어온다' 같은 속설도 있다. 모두 '풍수(風水)'와 관련된 말이다.

우리가 먹고 자고 일하는 생활 공간에 풍수 이론은 어떻게 적용될까. 현대인의 일상 속으로 들어온 생활 풍수의 개념을 알아보고, 복을 부르는 풍수 인테리어 팁들을 들어 보았다.

■모두에게 다 좋은 집은 없다

한국 사람이라면 새집을 얻거나 새 가게를 낼 때 '명당'으로 요약되는 풍수 이론을 완전히 무시하기 어렵다. 평생교육기관들이 경쟁적으로 개설하는 생활 풍수 강좌에는 우리 아이 공부 잘하게 하는 액자 그림을 묻는 주부부터 풍수 이론을 경쟁력으로 개발하려는 부동산 중개업자들까지 모여든다. 집을 새로 짓거나 입주할 때 출장비를 주고 풍수 전문가에게 자문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생활풍수 원리는 기운 조정
용·호랑이보다 꽃나무 그림
거실 소파 옆엔 키 큰 스탠드
침대는 방문에서 대각선으로


풍수 이론은 크게 묏자리를 알아보는 음택풍수와 산 사람이 사는 곳에 적용되는 양택풍수로 나눈다. 양택풍수에서는 주역의 8괘(방향)와 거주자의 생년, 성별에 따라 '동사택'이 길방인 사람과 '서사택'이 길방인 사람이 따로 있다. 동사택은 동, 동남, 남, 북쪽이, 서사택은 서, 서남, 동북, 서북쪽이 길방인데, 이 원리에 따라 대문과 안방, 부엌을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 양택삼요 이론이다. 

동아대 평생교육원에서 생활 풍수 자격증 과정을 강의하는 주택풍수 컨설턴트 전혜주 씨는 "모든 사람에게 다 맞는 집이라는 건 없다"고 단언한다. 동사택이 자신의 명(命)인 사람에게 길방인 방위가 서사택명인 사람에게는 흉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좌청룡 우백호'(집 양쪽의 산), '후고 전저'(집 뒤는 높고 앞은 낮아야 한다)' 같은 주위의 자연 환경에 따라서도 길방이 달라진다.

이와 같은 풍수 이론을 현대인의 생활 양식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다. 이때 생활 풍수가 등장한다. "새 아파트에 입주했는데, 내 사택명을 기준으로 부엌의 화기인 가스레인지가 길방을 약간 비껴 있다면 설비 기술자를 불러서 가스레인지 위치를 바꿀 수 있어요. 아들딸 남매에게 방 두 개를 배정하는 문제도 아이에게 맞는 방 위치가 따로 있겠죠. 이게 기본적인 생활 풍수입니다."

이론을 모른다고 해서 생활 풍수를 시도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생활 풍수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무엇보다도 실용성이기 때문이다. "집은 살아 있는 사람의 기[生氣]가 머무는 곳입니다. 기는 결국 사람의 에너지이고 기분이거든요. 무엇보다 사는 사람이 편리하고 즐거워야 하는 게 목표입니다."

■풍수 인테리어의 실제

집 크기는 가족 숫자에 적당하게 아담한 것이 좋다. 집이 지나치게 크면 디디지 못하는 곳이 생기는데, 이런 곳에는 음기가 쌓일 수밖에 없다. 담이 너무 높은 집도 같은 이유로 권하지 않는다. 대문은 사람의 입과 같아서 너무 크면 복이 나간다고 한다.

풍수에서 집에 큰 수석이나 야구방망이, 골프채 등을 두는 게 좋지 않다고 하는 것도 전혜주 씨는 단순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위험한 데다 가족이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커다란 수족관도 집 안에 습기가 차고 깨지면 다칠 수 있어 좋지 않다.

집 벽에 액자를 걸려면 용이나 호랑이 같은 큰 동물보다는 피어나는 꽃나무 그림이, 활짝 핀 꽃보다는 피기 직전의 작은 봉오리가 있는 것이 좋다. 동물이나 식물 화분이 지나치게 많은 것도 집안의 기를 사람보다 먼저 빼앗아 간다고 해서 금기시한다.

경남 양산에서 주택과 공장, 가게 등의 풍수 컨설팅을 하고 있는 생활공간인테리어연구소 김두열 소장은 "풍수 인테리어는 좋은 기는 끌어들이고 나쁜 기는 반사해 집안의 기운을 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대문과 창문, 벽을 외부의 기가 들어오는 통로라고 보고 가정집의 공간별 풍수 인테리어 팁을 제안했다.

현관은 조명이 밝아야 하고, 사람 키가 잘리지 않는 거울이 측면에 있으면 좋다. 두꺼비나 기린 같은 조형물을 현관에 두고 싶다면 입이 문 쪽을 향하도록 해야 한다.

거실 소파 옆에는 키 큰 스탠드를 두면 구석진 곳에 음기가 쌓이는 것을 막아 준다. 요즘 대부분 아파트 거주자들이 하는 발코니 확장에 대해 김 소장은 "웬만하면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발코니가 나쁜 에너지로부터 집안을 보호해 주는 완충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몇몇 사람들에게는 복구를 권하기도 했는데, 커튼이나 블라인드로 중화해 주는 방법도 있다.

주방은 가스레인지와 싱크대의 거리를 1m 정도로 떨어지게 하고, 식탁에는 동쪽에 어린 자녀가, 북쪽에 부모가 앉도록 하는 게 좋다. 식탁의 위치도 주방의 입구를 가로막지 않는 방향으로 두어야 한다. 
주방의 식탁은 주방 입구를 가로막지 않도록 배치하고, 연장자가 북쪽에, 나이가 적은 사람은 동쪽에 앉아야 가족 간 불화를 막을 수 있다. 서면더샵센트럴스타 제공
안방 침대는 문에서 대각선 방향, 벽에서 30~40㎝ 거리를 두고 배치한다. 전자 제품은 가능한 한 침실에 두지 않는 게 좋은데, 난이나 숯 등으로 전자파를 완화시킬 수 있다. 안방 커튼이나 침대 커버는 너무 화려하지 않은 게 좋다. 
침실이나 공부방의 침대는 방문에서 대각선 방향에 두되 창문을 등지면 안 된다. 침구 커버는 색이나 무늬가 너무 화려한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서면더샵센트럴스타 제공
공부방의 책상도 문에서 대각선 방향에 놓되 창문을 등지게 하거나 벽에 딱 붙이지 않는다. 칼이나 장난감 같은 소품 대신 대나무 분재를 두면 마음의 안정을 준다.

드레스룸은 옷에 외부의 잡된 에너지를 묻혀 올 수 있기 때문에 늘 먼지를 떨고 걸어야 한다. 침실 안쪽에 딸린 드레스룸에는 신발을 드레스룸에 두지 않도록 하고, 드레스룸 문은 잘 닫아야 한다.

화장실에는 소금을 두고 정기적으로 갈아 주면 소금 결정이 좋은 에너지를 발산한다고 한다. 안방에 붙은 화장실이라면 변기 뚜껑을 늘 닫아 두는 것이 중요하다.

김두열 소장은 "직접 실행해 보면서 자기한테 좋은 것만 취하고 나쁜 것은 버리면 된다"고 말했다. "도시가 갈수록 획일적으로 개발되면서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게 됐잖아요. 좋은 기를 모아서 자연의 공격을 중화하고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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