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서 생기는 질병 이기는 법] 적절한 온기·습도·운동 겨울철 건강 '금과옥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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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빙판길 "무리하지 마세요!"

부산일보 DB

괴로운 것은 추위만이 아니다. 겨울이면 전에 없이 아픈 곳이 많이 생긴다. 다른 계절이라면 가볍게 여기고 크게 신경 쓰지 않던 온갖 질병들이 추위를 틈타 몸을 괴롭힌다. 몸은 움츠러들대로 움츠러들어 살짝만 부딪치거나 넘어져도 쉽게 상한다. 몹시도 포악해진 겨울,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비염·천식·독감… 수시로 집안 환기

숨쉬기가 힘들어요


인제대 부산백병원 호흡기내과 이영민 교수는 "아무리 추워도 햇볕 좋은 날은 무조건 집안의 문을 활짝 열어 놓으라"고 말한다. 건강을 위협하는 '겨울철의 복병', 감기나 독감, 비염 따위 호흡기 질환이 두렵다면 일정 시간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라는 것이다.

비염. 코 점막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 코막힘, 콧물, 재채기, 가려움증 등을 동반한다. 무엇보다 코가 막히니 답답하고 냄새를 못맡으니 괴롭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실내공기 오염이 주범이다. 건조한 공기는 코 점막을 자극하고 혈액순환을 떨어뜨려 면역력까지 약화시킨다. 이때 온 집안의 문을 다 닫고 있으면 실내 공기오염은 가중된다. 오염된 공기는 세균을 번식시킨다. 약해진 코 점막을 통해 공기 속 세균이 침투하면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추울수록 호흡기 바이러스는 활동성이 높아진다. 인플루엔자(독감)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2~1월 사이에 1차 유행이, 3~4월에 2차 유행이 발생한다. 지난달 중순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는 1천 명당 2.8명으로 나타났다. 독감은 기침이나 콧물 등의 분비물을 통해 감염이 일어나기 때문에 밀폐된 공간에서 더 빨리 전파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손씻기를 비롯한 위생 관리가 필요하지만, 환기도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겨울철 만성 질환으로 천식이 있다. 기도가 지나치게 좁아져 숨소리가 쌕쌕거리고 기침도 일어난다. 집먼지진드기, 공기오염, 흡연 등에 발생하거나 악화된다. 환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TIP

1.철저한 손 씻기 2.충분한 수분 및 영양 섭취 3.적절한 실내 온도(21도 안팎)와 습도(40~60%) 유지 4.마스크 착용 5.예방 접종

건선·동창·두드러기… 촉촉함 유지를

피부가 가려워요


피부가 바삭바삭 마른다. 각질이 생기고 심한 경우 건성 습진까지 나타난다. 젊은 사람보다 피부가 건조한 노인에게서 이런 증상이 더 자주 나타난다. 모두 건조한 공기 때문이다. 뜨거운 물에 목욕이라도 하고 나온 날이면 증상은 더 심해진다. 이때 흔히 찾는 게 보습제다. 고신대복음병원 피부과 장민수 교수는 "목욕 후 물기가 완전히 마르기 전, 약 5분 이내에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피부가 마를 틈을 주지 말라는 이야기다.

장 교수는 겨울철 특히 조심해야 할 피부질환으로 동창을 들었다. 동상이 아니라 동창? 찬 기운에 유독 예민한 사람에게 잘 발생하는데, 손, 발가락, 귀, 코 등 신체 말단 부위에, 가렵고 따갑고 물집과 궤양이 생기는 등 동상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장 교수는 "부산처럼 바다에 인접하고 겨울에도 영상의 기온을 보이는 곳에서 더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동상과 달리 동창은 영상의 온도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크게 춥지 않다고 별 생각 없이 야외에서 활동하다간 낭패보기 쉬운 것이다. 동창은 혈액순환이 제대로 안돼 발생하는데, 평소 추위에 민감하다 싶으면 찬 기운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보온에 신경을 써야 예방할 수 있다. 몸이 따뜻해야 혈액순환이 잘 된다.

'한랭 두드러기'도 있다. 찬 공기, 찬물, 얼음 등에 노출된 후 몸이 다시 더워질 때 두드러기가 나고 입술과 눈꺼풀, 기도가 붓는 증상이다. 찬 음료를 마신 후 입술, 혀, 구강에 부종이 나타날 수도 있다. 


TIP

1.찬 공기와 찬물 노출을 피하라 2.두드러기가 발생하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라 3.적절한 습도 조절 4.목욕 끝나면 반드시 피부 보습을 5.너무 뜨거운 사우나는 피하라.

심뇌혈관 질환… 혹한 음주 절대금물

1~2월은 잔인한 달

1∼2월은 '혈관건강의 달'이다. 엉뚱한 소리가 아니라 한국만성질환관리협회에서 그렇게 정했다. 그만큼 이즈음의 혈관질환이 무섭다는 이야기다. 혈관질환은 여러 종류가 있으나 겨울철에 가장 심각한 것은 심뇌혈관질환이다. 심근경색증, 협심증, 심부전, 뇌졸중 등을 총칭하는 심뇌혈관질환은 우리나라 국민의 주요 사망 원인이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순환기내과 김동수 교수에 따르면, 여름철에 비해 겨울철에 혈관질환으로 숨지는 사람이 전 연령층에서 27% 더 높다고 알려졌다. 김 교수는 "겨울, 특히 오전 6∼8시 무렵에 심근경색, 뇌경색, 급사의 위험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이를 어떻게 예방하고 치료해야 할까. 대한심장학회의 동맥경화성 질환예방의 일반적인 지침이 있다. 금연, 식사 및 약물치료를 통한 고혈압 조절, 동물성지방 및 콜레스테롤 섭취 감소, 적절한 칼로리 섭취, 적당한 운동, 당뇨병의 치료 등이다.

김 교수는 여기에 더해 평소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추운 아침에 운동은 피하고, 잠깐 문 밖에 나갈 때에도 반드시 덧옷을 입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몹시 추운 날, 음주는 혈관을 급격하게 수축시킬 수 있어 절대 금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추운 날씨에 가슴이 심하게 죄는 경우, 아침에 어지럽거나 말이 갑자기 어눌해지고 한쪽 팔다리가 저리고, 마비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주위 사람에게 알려 빨리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김 교수는 특별히 더 강조했다.

TIP

1.금연 2.식사는 싱겁게 3.기름진 음식 피하고 4.꾸준한 운동을.

골절 손상…추운 날씨 실외운동 삼가야

노인,낙상 조심하세요

1년 이내의 사망률이 무려 20~25%! 암같은 몹쓸 병이 아니다. 골다공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어떤 사고로 엉덩이 관절뼈가 부러졌을 때 그런 결과가 나온단다. 동아대학교의료원 정형외과 김철홍 교수가 알려준 통계치다.

유달리 추우면서 눈이 많은 올 겨울. 길은 빙판이 되기 십상이다. 노인들이 특히 위험하다. 낙상, 그러니까 넘어져서 다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김 교수가 알려준 또다른 통계. 매년 65세 이상 노인 3~4명 중 1명(28~35%)은 낙상을 경험한다. 낙상의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2배쯤 높다. 겨울철 낙상을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닌 것이다.

낙상은 대개 골절 손상으로 이어진다. 노인의 낙상으로 인한 골절은 골다공증과 관계가 깊다. 김 교수는 "골다공증 자체의 고통보다 골다공증 때문에 일어나는 병적 골절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고혈압이 고혈압 자체보다 뇌혈관, 심장, 콩팥 등 다른 장기의 심각한 합병증을 야기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엉덩이뼈 골절을 당한 골다공증 환자의 높은 사망률도 같은 이유다. 골절에 따른 심신의 손상 및 쇠약, 수술 후 합병증, 비만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낙상을 막기 위해서는 추운 날씨에는 실외 운동을 삼가야 한다. 낙상의 많은 경우가 가벼운 등산이나 약수터에서 발생한다. 김 교수는 '낙상 예방을 위한 십계명'을 제시했다.

TIP

1.청력과 시력검사를 규칙적으로 해서 균형감을 유지한다

2.천천히 걷고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는다 3.굽이 낮고 평평한 신발을 신는다 4.마루에 카펫을 깐다 5.조명을 밝게 한다 6.욕실에 몸을 지탱할 손잡이를 설치한다 7.욕실 바닥의 물기는 항상 제거한다 8.밤에 어두운 상태에서 나가지 않는다 9.전선, 깔개, 가구 등 발에 걸리는 장애물을 없앤다 10.넘어질 때는 무릎을 구부리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는 게 부상이 적다.

턱관절 장애…올바른 식습관 가져야

씹기가 힘들어요

통신설비업을 하는 이대호(44) 씨. 최근 어느 날부터 음식물 씹기가 힘들어졌다. 입을 벌리면 귀밑에서 딱딱 소리가 나고 통증이 밀려온다. 목도 뻐근하고 머리까지 지끈지끈 아파온다.

혹한이 이어지며 이 씨 같은 고통을 호소하는 이가 많다. 결론부터 말해, 이 씨의 경우는 턱관절 장애다. 부산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허준영 임상교수는 "턱관절 장애 환자로 진땀을 빼고 있다. 평소보다 배는 많이 찾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턱관절은 양쪽 귀의 바로 앞에 있으며 턱뼈와 머리뼈를 연결하는 관절이다. 턱관절은 모든 턱운동의 중심축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음식을 씹거나 말하는 것과 같은 턱의 기능을 수행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입을 벌리고 다물 때 귀 앞 관절에서 소리가 나며, 입을 벌리거나 다물기가 힘들어진다. 또한 턱을 움직이거나 음식물을 씹을 때 통증이 있을 수 있으며 목, 어깨 근육통과 두통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허 임상교수는 "마른 오징어같은 질기고 딱딱한 음식을 반복적으로, 또는 한 쪽으로 씹거나, 수험생처럼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이를 꽉 무는 습관이 있거나 하면 턱관절 장애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한파가 몰아치는 계절엔 추위로 턱관절 근육이 지나치게 긴장되기 때문에 더 자주 발생한다"고 밝혔다.

증상이 가벼울 때는 진통소염제나 물리치료 등으로 대처할 수 있으나 심한 경우에는 수술까지 고려해야 한다. 허 임상교수는 "턱관절을 구성하는 조직은 일단 손상이 가면 원상 회복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예방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며 "평소 턱관절에 무리한 힘이 가해질 수 있는 식생활이나 습관을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TIP

1.허리를 곧게 세워라

2.머리를 뒤쪽으로 당겨 바른 자세를 유지하라

3.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


안구건조증…실내 적정습도 유지해야

눈이 쓰리고 뻑뻑해요

겨울이면 눈이 유달리 뻑뻑하고 쓰리다. 공기가 차고 건조한 탓인데, 안과적 질환의 측면에서 보자면 눈물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빨리 증발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안구건조증인데, 동아대학교의료원 안과 박우찬 교수는 "윤활제인 눈물이 마르거나 흐르지 않아 눈(안구) 표면이 쉽게 손상되는 것"이라 했다.

증상은 다양하다. 눈이 자주 시리며, 이물감이나 건조감 같은 자극증상을 느끼고, 눈이 쉽게 충혈되고 피로하여 잘 뜰 수가 없으며, 심한 경우에는 두통까지 생긴다. 오후가 되면 더 심해지고 실내 공기가 건조하면 악화된다. "인공 눈물을 넣거나 눈물이 빠져나가는 눈물점을 막거나 하는 게 보통의 치료법이지만 완치는 어려우며 대개 꾸준한 치료와 상태에 따른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박 교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실내 적정 습도를 유지하는 것은 기본. 피곤할 때 눈물분비가 감소하기 때문에 과로나 과음 등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눈의 과도한 집중을 요하는 스마트 폰은 장시간 계속하지 말고, 잠깐 볼 때도 자주 눈을 깜빡여 주는 게 좋다. 장시간 사용할 때에는 틈틈이 10분 이상 눈을 감고 눈 마사지를 통해 눈의 피로를 풀어줘야 한다.

눈꺼풀 관리도 중요하다. 속눈썹 안쪽에는 기름 분비샘이 있어 눈물이 빨리 증발하지 않고 각막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깨끗한 물수건을 전자레인지 등에서 따뜻하게 만든 후 눈을 감은 상태에서 눈꺼풀 위에 살짝 올려 5~10분 정도 찜질한다. 약국에서 눈꺼풀 청소액을 구입해 거즈나 면봉에 묻혀 속눈썹 가까운 쪽 눈꺼풀 위 아래쪽을 부드럽게 닦아주면 훨씬 도움이 된다. 눈에 닿거나 들어가면 따갑거나 다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TIP

1.실내 습도 유지 2.과로·과음 방지 3.눈꺼풀 관리

4.눈을 자주 깜박이고 마사지를 해준다 .

  임광명 기자 kmy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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