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살며] 유학, 선택과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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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리츠메이칸대학에서 공부를 하다 지난 8월 부산에 왔다. 동서대 교환학생이었다. 그 전까지 부산을 여행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래서 유학이 두려웠다. 사실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도 그런 우려를 부추겼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기우였다. 부산에 막상 도착하니 전혀 뜻밖의 상황이 펼쳐졌다. 길을 잃어 헤매고 있을 때 느닷없이 길 가던 사람이 웃는 얼굴로 다가와 도움을 주었고, 식당 아주머니는 마치 가족처럼 나를 대했다. 어느 누구도 양국 정부의 악화된 상황에 따라 나를 박대하지 않았다.

대학 공부도 흥미로웠다. 특히 동서대 일본어학과 학생들은 모두 일본에 관심이 많아 금세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수업시간에도 궁금한 것이 있으면 아무런 거리낌없이 가르쳐 주었다. 학교 내의 '저팬카페'에서는 양국 학생이 모두 일본어와 한국어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지난 10월에는 부산국제영화제도 구경했다. 그동안 방송으로만 보았던 배우들이 많이 와 너무 좋았다. 부산불꽃축제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관람했다. 감동이었다.

부산에서의 유학은 감동의 연속이었다. 만약 유학을 오지 않았다면 이런 감동을 결코 얻지 못했을 것이다.

두 나라의 7개 대학이 공동으로 주최한 세미나에도 참가했다. 나는 '선택과 결정'이라는 주제의 글을 발표했는데, 바로 부산 유학을 선택하고 결정하게 된 배경과 과정을 다룬 내용이었다.

부산에는 생각보다 일본인이 많지 않다. 가게나 택시에서도 한국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더 좋다. 이제는 부산 사투리도 조금씩 이해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

지금 부산에서의 유학은 내 인생에서 가장 귀중한 경험이 될 것 같다. 도움을 준 수많은 한국·일본인 친구들, 교수님께 이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아오키 미호(일본인)

동서대 일본어학과 교환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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