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 쓰리제이가문, 어둠의 생활 청산·건설 경영인으로 거듭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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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가문의 영광'이 어느덧 시리즈 다섯 번째 영화를 빚어냈다. 지난 2002년 추석을 앞두고 첫선을 보였던 '가문의 영광' 1편은 돈과 권력을 쥐고 남부러울 것이 없어 보이는 호남 주먹계의 신화 쓰리제이가문이 학력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위 '가방끈 긴' 사위를 맞는다는 내용을 담았다.

첫선을 보일 때만 해도 이처럼 많은 사랑을 받을지는 몰랐지만 2년에 한 편꼴로 선보이며 어느덧 명절 코미디 영화로 자리 잡았다.

정준호·유동근·박상욱 등
10년 전 원년 멤버 다시 등장
시리즈4까지 1천750만 관객 동원


지난 19일 개봉된 정용기 감독의 '가문의 영광5-가문의 귀환'은 제목이 암시하듯 쓰리제이가문이 어둠의 생활을 청산하고 건설기업을 세워 경영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 낸다. 정준호, 유동근, 박상욱 등 원년 멤버들이 다시 출연해 극중 '10년의 세월'은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한다.

조폭 가문 쓰리제이파의 고명딸 진경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두목 장 회장(박근형)은 조직을 청산한 뒤 장삼건설을 성실하게 경영할 것을 지시한다. 장 회장의 사위이자 명문대 출신의 엘리트 벤처 사업가 대서(정준호)가 경영을 도맡자 삼형제(유동근·성동일·박상욱)는 설자리를 잃게 되고 이들은 대서를 시기하고 질투하게 된다.

게다가 대서가 회사 지분을 더 사들인다는 얘길 엿듣게 되자 삼형제는 자칫 회사를 뺏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대서를 몰아낼 계략을 꾸민다. 대서가 누명을 쓰고 궁지에 몰리자 장삼건설이 운영하는 자선재단의 간사로 일하는 김효정(김민정)이 대서와 고난을 함께하면서 둘 사이에는 묘한 사랑의 기운이 움트는데….

영화는 이처럼 10년 전 쓰리제이가문이 갖고 있던 색깔은 유지하되 시간의 흐름을 고려해 가능한 다양한 인물들을 삽입하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러면서 코믹영화의 미덕은 잊지 않는다. 시리즈 전작들이 그랬듯이 조폭 가문 사람들의 아둔하고 모자란 말과 행동을 부각시키며 웃음을 자아내려 애쓴다. 특히 유동근, 성동일, 박상욱은 바보 삼형제의 역할을 맡아 엉뚱하고 황당한 에피소드들을 연신 만들어 낸다.

'화장실 유머'도 종종 등장한다. 집에서 기르는 상추에 자연 비료라며 인분을 주고 그 상추를 먹는 모습을 보여 준다든지, 인감도장을 삼켜 버려 그 도장을 변으로 배출해내는 등의 에피소드들이 그렇다. 이런 장면들은 전작들에서 봤던 기시감으로 인해 때론 웃음보다는 헛헛함이 남는다.

가문의 장손자 역을 맡은 아이돌 그룹 비스트의 윤두준과 그 맞수로 나오는 황광희는 영화에 신선함을 더해 주지만 이들의 에피소드가 영화에 섞이기에는 다소 버거워 보인다.

'가문의 영광' 1편 이후 그동안 이 시리즈가 동원한 관객 수는 무려 1천750만 명에 달한다. 묵직한 메시지나 뜨거운 교훈은 없지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가족이 모여 볼 수 있는 코미디 영화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은연중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호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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