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골의 마지막 굿 잔치 '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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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골소극장 폐관시리즈 마지막 작품인 '오구'의 한 장면. 가마골소극장 제공

인생의 마지막 굿 잔치이자 가마골 소극장의 마지막 굿 잔치, '오구'가 열린다!

내년 1월 6일까지 가마골소극장에서는 '가마골소극장 폐관시리즈' 마지막 작품으로 이윤택 연출의 '오구'를 올린다. 오구는 1989년 서울연극제에서 초연한 이래 23년간 1천300회 넘게 공연할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작품은 보지 않았어도 이름은 한 번쯤 들어 봤을 법한 이 작품은 가마골 소극장의 거제동 시대 3년 6개월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작품으로 가마골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가마골소극장 폐관 기념공연
전통제례 보고 배우는 기회로


줄거리는 이렇다. 팔순의 노모는 이제나저제나 죽는 타령뿐. 매번 저승 갈 준비를 하게 가기 전에 굿이나 한판 시원하게 해 달라고 떼를 쓴다. 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신명 나는 굿 한판을 벌이던 도중, 굿을 보던 어머니는 '나 갈란다'란 한 마디를 남긴 채 돌아가시고 만다. 그러나 아들들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유산 문제로 옥신각신 다툰다. 돈 놓고 싸움질 하는 것이 꼴 보기 싫었던 노모는 관 속에서 다시 벌떡 일어나고, 시끌벅적 한바탕 난리가 벌어진다.

오구는 이처럼 죽음이란 무겁고 두려운 주제를 한국 특유의 해학적 정서를 통해 익살스러운 재담과 몸짓으로 코믹하게 그려 낸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서로 나누지 않았던 우리네 삶의 방식을 그대로 담았으며, 신명 나는 굿 한판을 통해 관객은 배우들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다.

팔순 노모와 아들 간 얽히고설킨 세월에서 평범한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보고 공감하는 것은 물론, 우리의 전통제례를 소개하는 장면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전통 문화를 배우는 기회를 제공한다.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아버지, 어머니, 손자, 손녀에 이르기까지 온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다. ▶오구-죽음의 형식=2013년 1월 6일까지 가마골소극장. 평일 오후 8시, 토·일요일 오후 3시, 월요일 쉼. 연출 이윤택. 출연 남미정 김미혜 하용부 김미숙 이승헌 김철영 손청강 김하영 박정무 외. 1588-9155.

박진숙 기자 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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