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건조증, 건선, 그리고 건성습진] 찬 공기에 쩍쩍 갈라져… 참을 수 없는 그 가려움
입력 : 2012-12-17 09:42:34 수정 : 2012-12-17 14:26:30
아침 저녁으로 피부가 당기는 느낌이 부쩍 심해진다. 공기가 차가워지면서 피부도 푸석푸석해진다. 피부가 가렵거나, 가는 선이 주름처럼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피부가 약한 이들은 겨울이 두렵다. 겨울철에 피부 각질층이 건조해지면서 거칠어지고 가려운 증상이 생기는 것이 피부건조증이다. 피부건조증은 단순한 증상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피부 건조증상과 함께 각질과 발진이 생기면 건선이 되고, 논바닥 갈라지듯 균열이 생기면 건성습진이라고 한다.
#피부건조증을 유발하는 생활습관들
날씨가 쌀쌀해지면 각질층이 외부 공기에 수분을 빼앗겨 피부건조증이 생긴다. 그러나 날씨 외에 생활습관도 피부건조증에 많은 영향을 준다.
지나친 목욕 등 생활습관도 건조증에 영향
흰 각질 퍼지는 건선, 관절염 합병증 유발
실내공기 건조하면 노인 건성습진 잘 걸려
목욕을 지나치게 자주 하거나, 피부를 심하게 문지르는 행동은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 특히 때밀이 타월로 피부를 과격하게 밀게 되면 진피층이 파괴돼 균이 침투할 수도 있다. 목욕 후에는 피부의 습기를 유지해 줄 수 있도록 물기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보습제를 발라준다. 보습제가 수분함양을 적절히 유지해줄 뿐아니라, 손상된 피부에 유분을 공급해 자극받은 피부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도 있다.
고체 형태의 비누에는 계면활성제가 사용되기 때문에 피부가 알칼리성으로 번해 건조증을 악화시킨다. 비누보다는 보디클렌저가 더 좋다.
또 하루에 물을 1.5L 정도 충분히 마셔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려움증의 악화를 막기 위해 카페인이 많이 들어있는 커피나 홍차를 피하고 자극적인 음식이나 술도 자제한다.
옷은 피부에 자극을 주는 모직물보다는 면으로 된 것을 입는 것이 좋다. 실내 온도는 가습기를 이용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해 준다.
#건선-붉은 발진과 은백색 각질
건선은 피부에 수분이 부족해 붉은 발진이 버짐처럼 퍼지면서 그 부위에 비듬 같은 각질이 겹겹이 쌓여 나타나는 만성 피부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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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발진과 흰 각질이 쌓이는 건선. |
건선 환자들은 눈처럼 각질이 쏟아져 불결한 사람으로 오해 받거나 소외 당하기 일쑤다. '제대로 안씻고 다니는 사람'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비호감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원인은 확실하지 않으나 체질적인 요인과 면역 불균형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름보다는 겨울에, 편도선염이 걸린 후에, 스트레스를 받고 난 후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차고 건조한 기후가 증상을 악화시킨다.
피부세포가 정상세포보다 6~7배 빨리 증식함으로써 비늘 같은 각질이 생겼다가 떨어져 나가는 증상이다. 정상적인 세포는 약 28일을 주기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데 건선이 생긴 부위는 세포의 교체 기간이 빨라져 죽은 세포가 미처 떨어져 나가지 못하고 쌓여 피부가 두꺼워진다. 팔꿈치 손발 무릎 엉덩이 두피 등 자극이 많은 부위에 특히 잘 생긴다.
건선은 여러 가지 합병증을 동반한다. 대표적인 것이 건선 관절염이다. 손가락, 발가락 관절 좌우에 비대칭적으로 침범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건선 관절염이 생기는 경우 관절 부위가 하나 이상 부어 오르면서 누르면 아프기도 하고 관절이 뻣뻣해진다. 손의 경우 쥐는 힘이 떨어진다. 그외에 건선이 눈에 침범하는 경우 주로 눈꺼풀과 결막에 증상이 나타난다.
건선은 국소치료제로 스테로이드와 비타민 합성유도체를 사용한다. 스테로이드를 오래 쓰면 모세혈관 확장과 피부 위축 등의 부작용이 생긴다. 자외선을 이용해 건선을 치료하는 것이 광치료다. 최근에는 고용량의 광선을 특정 부위에만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엑시머레이저 치료를 많이 시도한다. 부작용이 적은 생물학적제제를 비롯한 면역치료제도 계속 개발 중이다.
#건성습진-가렵고, 따갑고, 갈라지고피부건조증이 생긴 상태에서 해당 부위를 긁어 염증이 생기면 건성습진이 된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에게 흔한데 논바닥 갈라지듯 균열이 생기거나, 가는 선이 주름처럼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따갑거나 가려운 증상이 동반된다. 피부를 문지르거나 긁게 되면 피부에 작은 외상이 반복해 발생하고, 이는 결국 다른 피부질환으로 어이지기 쉽다.
건성습진은 잘못된 목욕 습관이나 실내의 건조한 환경 때문에 발생한다. 뜨거운 물, 사우나, 때를 심하게 미는 습관, 건조한 실내 환경, 과도한 태양광선 등을 피해야 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실내 공기가 건조하기 때문에 건성습진에 걸리는 사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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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쩍 갈라져 따갑고 가려운 증상을 보이는 건성습진. |
약물이나 연고로 치료하면 4~6주 후에 대개 회복된다. 건성습진은 안면홍조나 아토피피부염 등과 동반돼 나타나기도 하므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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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건조한 사람은 보습제를 충분히 사용하고, 수분공급을 많이 하고, 면으로 된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사진은 건선 환자를 치료하는 엑시머레이저 시술. 고운피부과 남포점 제공 |
고운피부과 남포점 이흥렬 원장은 "피부가 가렵기 시작해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피부 이외에 다른 질환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검사를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빈혈, 당뇨, 기생충 감염, 약물 알레르기, 만성 간 질환, 요독증, 갑상선 질환, 만성 신장질환, 암 등의 질환이 가려움의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병군 의료전문기자 gun39@busan.com
도움말=고운피부과 남포점 이흥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