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남이가" 경남고가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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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고가 대선을 며칠 남겨두고 '드디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경남고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모교이다.경남고는 '우리가 남이가'라는 어록을 남긴 YS(김영삼·3회) 대통령 배출 이후 두 번째 대통령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통령·국회의장·대법원장 등 3부요인을 모두 배출한 학교는 경기고, 경북고, 경남고 3곳 뿐. 아직까지 대통령을 두명이나 배출한 고교는 한곳도 없다.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동창회·각 동기 모임
부산 유세 참여 호소
문자 발송 등 연락 분주

지난 7일, 문 후보의 광복로 유세에는 주최 측 추산 1만 명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는데 당시 경남고 동기회와 동창회 내 각종 모임들이 관련 문자를 발송하며 동문의 참여를 호소한 영향도 컸다는 후문이다.

실제 문 후보도 당시 광복로 유세에서 고교시절 눈에 얽힌 추억을 이야기하며 "이 자리에도 그 친구들이 와 있을 것"이라며 고교 동문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27일 부산을 찾을 당시에도 사상터미널 유세 이후 첫 방문지로 경남고를 택했지만 안철수 전 후보와의 회동 가능성 때문에 일정을 급히 취소했었다. 새누리당 텃밭,부산에서 그나마 문 후보에게 '비빌 언덕'이 동문이라는 얘기다.

오거돈 경남중·고 총동창회장은 "동창회에서 공식적으로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했지만 흔히 말하는 '뺑뺑이 세대' 이후 동문을 중심으로, 각 동기회 별로 문자를 돌리며 지지호소를 확산시키고 있다. 14일 문 후보 부산 유세를 앞두고도 같은 날 벌어지는 '박근혜 후보 유세'에 지지 않겠다며 연락망을 넓히고 있다.

지금까지 경남고 동문 사이에서는 안철수 전 후보의 부산고에 비해 대통령 배출에 대한 갈망이 좀 떨어지는 편이었다. 서병수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비롯해 김무성(경남중) 총괄선대본부장, 권철현 부산시당 공동선대위원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 새누리당 핵심인사들이 경남고 출신인데다 한번 대통령을 배출해봤더니 "되면 뭐하겠냐. 덕 볼 게 있겠느냐"라는 정서가 많아 응집력이 발휘되기는 힘들었다. 게다가 문 후보의 경우 과거 참여정부 시절 동문의 각종 청탁을 일언지하에 거절하기 일쑤여서 이에 대한 반감이나 섭섭함도 적지 않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렇게까지 철저히 관리를 했으니 대통령 후보까지 된 것 아니겠느냐. 우리가 아니면 누가 도와주느냐"는 정서가 들면서 적극적인 지지의사가 확산되고 있다는 얘기다. 경남 거제 출신으로, 문 후보와 고향까지 같은 YS는 지지의사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지만 YS의 복심을 대변하는 상도동계 김덕룡 전 의원, 경남고 출신인 문정수 전 부산시장, YS의 아들 김현철씨의 문 후보 지지도 경남고 정서 확산에 한몫 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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