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영토 문제로 한·일 간 협력 관계 손상돼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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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일본대사

동일본대지진 후 수많은 한국의 언론에 출연해 감사의 뜻을 전하던 모습,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후 본국에 소환됐다 돌아오는 TV화면 등의 이미지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64) 전 주한일본대사가 동서대 국제학부 석좌교수로 위촉됐다.

무토 대사는 일본의 직업 외교관 중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첫 세대로 한국과 일본에서 여전히 큰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13일 동서대에서 석좌교수 위촉식을 가진 무토 대사를 단독 인터뷰했다.

13일 동서대 석좌교수 위촉식 가져
"복지보단 일 하는 보람 느끼게 해줘야"

-동일본대지진 이후의 모금활동과 본국 소환을 경험하며 느낀 점은.


△동일본대지진 발생 2~3일 후부터 한국 사람들은 열심히 일본을 도와주었다. 일본의 슬픔을 함께 나누려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때마침 한국의 방송과 신문이 모금활동을 시작해 가능한 모든 언론에 출연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반대로, 이명박 대통령의 다케시마 방문은 정말 유감스러웠다. 한일 간에는 협력할 부분이 많지만 당분간 추진이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착실히 장기적으로 보고 협력해 가길 기대한다.

-보수화되고 있는 일본에 대한 생각은.

△일본은 10년 이상 방위비를 줄여 왔지만 중국은 20년 가까이 군사비 증강을 계속해 왔다. 센카쿠 열도에 중국의 선박이 출몰하는 등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일본도 영토와 안보를 지켜야 하는 만큼 일본의 상황을 국제정세 속에서 봐 줬으면 한다.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 위안부 동상이 세워져 있다.

△마음을 중요시하는 한국인들은 일본에 대해 "사과는 말뿐이지 마음이 없다"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일본이 어떤 협력을 해 왔는지를 알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은 '나라 전체가 미안하게 여긴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모금을 했고 모금액의 8배에 달하는 정부의 돈을 피해자 지원을 위한 기금에 보탰다. 위안부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해결을 위한 환경조성과 많은 사람의 협력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어려운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고령사회 등을 먼저 경험한 일본이 해 줄 조언이 있다면.

△한국은 일본이 발전해 온 것과 비슷한 길을 걸어 왔지만, IMF 금융위기 이후에는 독자적인 발전을 이뤄 왔다. 일본은 요즘 양극화 현상으로 중산층에서 이탈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복지도 중요하지만 꿈을 꿀 수 있게 하는 것, 일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동서대에서 석좌교수를 맡게 된 이유는.

△젊은 학생들과 교류하며 '한국 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어떻게 하면 잘 이해하게 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 또한 일본의 TV 등에서도 한국에서 느낀 한국 사람의 '참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향후 한·일이 협력했으면 하는 분야가 있다면.

△한일 관계는 역사 문제나 영토 문제 등도 있지만 큰 틀에서의 협력 관계를 손상시키지 않는 게 중요하다. 현재 해외에서 인프라(사회기반시설) 건설에 대한 수요가 많은데 한일이 공동으로 진출해 협력했으면 한다. 한국은 한국의 8~10배에 달하는 일본의 금융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최용오 기자 choice@busan.com

사진=김병집 기자 b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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