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요에 미친 인생, 세계를 향해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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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요에 미쳤다!"

동서대 방송영상학과 3학년 이민우(23) 씨. 그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손가락부터 요요에 미쳤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요요줄이 지나가는 자국마다 화상을 입은 듯한 상처가 선명했고 곳곳에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동서대 재학 이민우 씨
日 요요제작사서 후원
한 손 휩 등 기술 뛰어나
"정상 오를 때까지 연습"

그는 지난 2월 국내 요요선수 중에서는 두 번째로 해외 후원을 받았다. 세계적인 일본 요요선수인 히로유키 스즈키가 운영하는 요요제작사 '섬싱'으로부터였다. 그만큼 요요선수로서 대성할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얘기라고 그는 자신했다.

물론 후원이라고 해서 수억 원의 계약금을 받는 것은 아니다. 수백만 원 상당의 요요 물품을 수시로 제공받을 수 있는 정도의 혜택이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그 정도의 혜택조차 누릴 수 있는 선수는 아주 드물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요요선수다. 올해 초 해병대를 전역한 그는 지난 5월에 열린 국내 요요선수권 대회인 '코리아내셔널요요콘테스트'(KNYC)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7년 1월 이 대회에 첫 출전한 이후 벌써 4번째 우승이다.

지난 7월에는 싱가포르의 '아시아태평양요요챔피언쉽'에서 4위에 올랐고, 지난달에는 일본 요코하마의 '44클래쉬'(Yoyo Clash)에서 5위를 차지했다. 그는 '오프 스트링'(Off String)에 강하다. 요요를 줄에 묶지 않고 기술을 부리는 동작이다. 국내외 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을 때도 모두 이 기술을 구사했다. 특히 '한 손 휩'에서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 요요를 던져 놓고 다시 잡아채는 고급 동작을 말한다. "요요선수가 되려면 자신만이 구사할 수 있는 독창적인 기술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대략 10가지의 오리지널 기술을 갖고 있지요."

요요를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시절. 그러나 고교 때 히로유키 스즈키의 요요 기술을 우연히 인터넷에서 구경한 뒤 요요에 흠뻑 빠졌다. "너무 멋지더라고요." 이후 TV를 볼 때도, 버스를 기다릴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요요를 돌렸다.

그가 오른손을 내밀었다. 요요줄을 묶는 중지에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처음에는 피가 많이 났어요. 지금은 굳은살 덕분에 아프지 않지만…." 인지에는 굳은살 사이로 칼에 베인 듯한 상처도 보였다. 요요줄에 쓸린 자국이라고 했다.

얼굴도 수없이 다쳤다. 엉킨 줄이 풀어지거나 끊어지면서 입술을 맞아 이가 부러진 적도 있었다. "세계 최고의 요요선수가 될 겁니다. 그때까지 끊임없이 연습할 겁니다." 그는 스스로에게 파이팅을 외쳤다.

백현충 기자 cho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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