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불황에 학원 대출 부실률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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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 지난달 교과학원 91곳 이자 연체하거나 휴·폐업

사교육시장도 불황 수렁에 빠져들면서 학원 대출 부실률이 크게 높아졌다.

4일 신용보증기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신보 보증을 낀 은행 대출금 잔액이 남은 교과학원 807곳 가운데 91곳(11.3%)이 대출금, 이자를 연체하거나 휴·폐업했다.

보증 잔액 기준으로는 전체 371억9천100만 원 가운데 47억9천700만 원이 부실화해 부실률이 12.9%에 달했다. 전체 업종 부실률 4.9%의 두 배가 넘는다. 연도별로는 2009년 말 5.7%였던 부실률이 2010년 말 7.5%, 지난해 말 6.3%로 오르내리다가 올 들어 두 배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신보 관계자는 "저출산·고령화로 학령인구(만6∼12세)가 감소 추세인데다 가계부채가 늘어나 학부모가 사교육비마저 줄인 탓에 학원업종 부실률이 증가한 것으로 본다"고 추정했다.

과거 불황에도 홀로 호황을 누렸던 학원업의 이상 조짐은 학원 숫자 감소세가 매년 가팔라진 데서도 감지된다. 전국에서 교과학원 숫자가 가장 많은 서울의 경우 서울시교육청에 등록된 교과학원 수는 2009년 말 1만3천510곳, 2010년 말 1만3천504곳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다가 지난해 말 1천3천352곳으로 150여 곳 줄었다. 올해 등록 학원 수는 지난달 기준으로 1만3천172곳이다. 이미 지난해보다 많은 180곳이 줄어들었다.

학원 관계자는 "전체 학원 수뿐 아니라 사업을 유지하는 기간도 눈에 띄게 줄었다. 과거에는 한번 학원을 시작하면 5∼10년은 운영했는데 요새는 1∼2년 만에 폐원하거나 다른 업자에게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학원 수가 줄어들어 가장 애타는 사람은 강사들이다. 젊을 때 '큰돈'을 만져보겠다며 학원가에 뛰어들었다가 오갈 데 없는 신세로 전락한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교육청에 신고한 개인과외교습자 수는 1만5천434명으로 2009년 말보다 2천500여 명 늘었다. 이들 대부분이 학원강사에서 '전직'한 것으로 시교육청은 추정한다. 이정희 기자 ljn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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