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들여다본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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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이 연출한 영화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 : ⓒ 2012 "Kirishima" Film Club, ⓒRyo Asai/SHUEISHA

일본 영화의 현재와 과거를 보여줄 영화제가 열린다. 영화의전당에서 29일부터 12월 3일까지 열리는 '일본영화제'다. 최신 장편은 물론 일본 거장의 명작을 확인할 작품 47편을 선보인다. 다양한 애니메이션 작품도 볼 수 있다.

영화의전당 측은 "개막작에는 우치다 겐지 감독이 연출한 '열쇠 도둑의 방법'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기억을 잃은 청부 살인업자와 살인자로 몰린 인지도 없는 배우의 인생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웃음을 주는 좌충우돌 코미디인데, 감동도 선사한다. 감독의 세심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뜻 깊은 영화도 상영한다. 지난 5월 별세한 신도 가네토 감독의 유작 '한 장의 엽서'다. 신도 감독은 일본 영화계의 전설이다. 생전에 시나리오를 230편 넘게 썼고 영화도 48편이나 연출했다. 100세까지 현역 감독으로 활동했다. 영화 '한 장의 엽서'는 전쟁 때문에 벌어진 비극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의전당 '일본영화제' 29일 개최
우치다 겐지 '열쇠 도둑의 방법' 등
명작·신작·애니메이션 총 47편 상영

신도 가네토 감독이 만든 영화 '한 장의 엽서': ⓒ 2011 "Postcard" KINDAI EIGA KYOKAI/WATANABE SYOJI/PLANDAS.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기노시타 게이스케 감독의 작품도 선보인다. 기노시타 감독은 일본에서 처음으로 컬러 영화 제작을 시도할 만큼 실험적이었다. 영화제에서는 그의 작품 '카르멘 고향에 돌아오다'를 상영한다. 1951년 개봉작인데, 최근 디지털로 복원했다. 약간 모자란 스트리퍼가 동료와 함께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일본 영화의 현재 흐름을 볼 수 있는 최신 작품도 선보인다. 이리에 유 감독이 만든 영화 '로드사이드 퓨저티브'는 저예산 독립영화다. 일본 지방도시에서 성장한 힙합 그룹 래퍼의 좌절을 그렸다.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이 연출한 영화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도 상영한다. 고교에서 서열이 높은 학생이 사라지면서 나타나는 권력관계의 균열을 섬세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하늘의 꽃 나가오카 불꽃놀이 이야기'라는 영화도 눈길을 끈다. 동일본 지진 때 감독이 겪은 일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다. 애니메이션, 종이 연극, 특수 합성 같은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시공간을 자유롭게 표현했다. 오바야시 노부히코 감독이 연출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성찬을 맛볼 기회도 주어진다. 히라오 다카유키 감독이 만든 '공포의 물고기'는 상당히 이색적이다. 발이 달린 물고기가 인간을 공격하는 내용인데, 공포와 웃음을 함께 준다.

'닷핵 세상의 저편에'라는 작품은 손으로 직접 작업한 듯 부드러운 영상을 제공한다. 마츠야마 히로시 감독이 연출했고 온라인 게임에 들어간 주인공의 판타지를 그린 작품이다.

3D 컴퓨터 그래픽의 절정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도 선보인다. 모리타 슈헤이 감독이 연출한 영화 '코이☆센토'와 오토모 가츠히로 감독이 만든 '불의 요진'이다.

'코이☆센토'는 SF 러브 코미디인데, 독특하고 생동감 넘치는 입체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불의 요진'은 에도시대 남녀 간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일본의 미적 아름다움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했다.

구로사카 게이타 감독의 독특한 연출 기법을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도 상영한다. '하루코의 모험'은 스틸 사진을 흑백으로 복사해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같은 사진을 농도를 조절해 여러 장으로 복사하고, 그 미묘한 차이를 활용해 제작한 작품이다.

'미도리코'는 13년간 구로사카 감독이 작업해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각본, 그림 콘티, 캐릭터 디자인, 원화, 배경, 촬영, 편집을 감독이 혼자 맡아 작품을 만들었다. 색연필을 활용한 색채가 부드럽다. 첼로 연주자 사카모토 히로미치의 음악도 작품과 잘 어울린다. 상영시간은 영화의전당 홈페이지(www.dureraum.org) 참조. 051-780-6000. 김종균 기자 kj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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