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 날아라 노동 / 은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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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권은 '빵' 아닌 '빵과 장미'

'노동자' 하면 떠오르는 장면은? 대부분 붉은 머리띠를 동여매고 "투쟁"을 외치는 공장 노동자의 모습을 생각할 것이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를 보면 일하는 사람의 71.8%가 임금 근로자, 즉 노동자다. 하지만 과연 이들 10명 중 7명이 '노동자'란 단어에서 자신의 모습을 떠올릴까?

'날아라 노동'의 저자는 노동자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는 데서 모든 노동문제의 해법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그는 반평생 '노동'이란 한우물만 파오면서 지난 10년간 다양한 직군을 찾아다니며 노동자들을 인터뷰했다. 부지런하다는 상사의 추천에도 자가용조차 굴릴 수 없는 30대 고졸 비정규직, 같은 시사프로그램에서 일하면서 고용형태에 따라 급여와 혜택은 천차만별인 PD 5명 등 노동현장의 절절한 이야기들이 가슴에 와 박힌다. 저자가 생각하는 노동권이란 '빵'이 아닌 '빵과 장미'다. 생존권을 넘어 인간다운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것이다. 일자리의 개수보다 '어떤 일자리'인지를 따져야 하는 이유다. 이 책의 부제처럼, 꼭꼭 숨겨진 우리의 권리를 찾지 않는 동안 '장미'는 점점 시들어가고 있다. 은수미 지음/부키/240쪽/1만 3천800원. 이대진 기자 djr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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