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 광주, 여성-그녀들의 가슴에 묻어둔 5·18 이야기 / 이정우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그녀들에게 5·18은 여전히 진행 중

"그 난리가 났을 때 피가 모자랐어요……이불 홑청을 뜯어 가지고는 거기다 '피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써가지고 다녔어요…."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이 발생했을 당시 정순자 씨는 광주 기독병원 간호과장이었다. 정씨는 "제가 시체 염도 다 했어요"라며 "그때 더 많이 도와주지 못한 게 후회가 돼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32년 전인 당시 상황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정씨에게 5·18 민주화운동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광주, 여성-그녀들의 가슴에 묻어둔 5·18 이야기'는 당시 방송 차를 타고 광주 시민에게 실상을 알렸던 전옥주 씨를 비롯해 5·18을 직접 경험한 여성 19명의 증언을 담은 구술집이다. 간호사, 시장 상인, 여공 등으로 일하던 그들은 시민군에게 주먹밥 같은 음식을 건네는 등 당시 자신들이 했던 역할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지극히 평범했던 이들의 삶은 5·18을 계기로 완벽하게 달라졌다. 대다수는 트라우마를 안은 채 지금도 힘겹게 살고 있다.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살아온 여성들의 극적인 삶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이정우 편저/후마니타스/372쪽/1만 7천 원. 천영철 기자 cyc@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