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 / 최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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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존엄성 사라져… 한국 경제 위기

민주화의 수혜자는 누구인가. 국가 위상은 올랐고 기업은 더 살찌고, 시민 목소리도 더 커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노동은 결단코 아니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오래 고민하고 실제 삶의 현장을 둘러보고 내린 결론이다.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인간적 상처들'은 최 교수가 2011년 8월부터 10개월간 전주 지역자활센터, 성남 새벽시장, 경기도 광주의 비닐하우스 농장, 울산 현대자동차 등 삶의 현장을 직접 탐사한 기록이 담겼다.

1943년생인 노 정치학자는 "물리적으로 힘든 일"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보다 결핍과 고통을 들여다보는 것이 정신적으로도 괴로운 일이었다"고 고백한다. 현장에는 노동의 존엄성과 정당의 역할은 사라졌고, 그 결과 인간적 상처와 공동체 해체만 남았다. 노동자는 시장 상황에 무력하게 휘둘리는 종속적인 지위로 빠져들게 됐다. '노동 없는 경제, 노동 없는 시장'이 된 것이다. 노동은 모든 사회 구조물의 기반을 이루는 힘이다. 경제도 재벌도 정부도 노동에 기반을 두고 있다. 노동의 위기를 말하게 됐다는 것은 한국 경제와 민주주의와 사회가 위기를 걱정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그는 지적한다. 최장집 지음/폴리테이아/176쪽/1만 원. 김영한 기자 k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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