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호평 받는 韓國 映畵 "친근한 소통, 다큐 작품의 질 완벽하게 한 단계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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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필 감독의 '춤추는 숲'. BIFF 제공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막바지로 가면서 초청작에 대한 평가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올해는 한국 영화가 강세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과 한국 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 작품들이 큰 발전을 보였다. 일부 작품은 외국 영화제에서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는 심사위원들도 놀란 작품이 상당수 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여러 편에 상을 줘도 되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다큐멘터리를 보는 관객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예매율이 올랐다. 올해 국내 다큐멘터리 영화의 평균 예매율을 70∼80% 선. 예년 평균 55∼65%보다 예매율이 상당히 올랐다. 그동안 일반 관객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다큐멘터리의 변화를 알리는 징조다.


다큐 경쟁 부문 '춤추는 숲' 등

제작방식 변화, 관객 관심 커져

비전 부문, 외국 영화제도 관심


그 이유는 뭘까? 홍효숙 BIFF 프로그래머는 "작품 제작 방법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과거 다큐멘터리는 '우리가 몰랐던 이런 현실도 있어. 이 땅에 사는 사람은 이걸 알아야 해'라고 다소 강요하는 방식이었다. 홍효숙 프로그래머는 "올해 다큐멘터리 작품들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으로 관객에게 친근하고 부드럽게 접근한다"고 말했다. '우리 승리하리라'라는 외침만 있는 게 아니라, 관객과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방식을 제대로 활용한 작품이 '춤추는 숲'이다. 서울 성미산 마을 사람들이 자신들의 산을 지키고자 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강석필 감독이 연출했는데, 카메라를 들이대는 형식이 흥미롭다. 카메라가 외부의 관찰자로 상황을 읽는 게 아니다. 강 감독은 마을주민과 함께 살면서 내부의 시선으로 다가간다. 작품의 디테일이 강하고 성미산 사람의 진실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었다. 김태일 감독이 연출한 영화 '웰랑 뜨레이'도 '춤추는 숲'과 제작방식이 비슷하다. 캄보디아 민중사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김 감독 가족이 모두 촬영지로 이주해 다큐멘터리를 찍었다. 더욱 내밀한 진실을 알기 위해서다. 홍효숙 BIFF 프로그래머는 "국내 다큐멘터리가 달라졌다. 작품의 질이 완벽하게 한 단계 성장했다"고 말했다. 

신수원 감독의 '명왕성'의 한 장면. BIFF 제공

한국 영화의 오늘 '비전' 부문 초청작 일부도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영화평론지와 외국영화제가 관심을 나타냈다. 오멸 감독이 연출한 영화 '지슬'은 단연 눈에 띈다. 제주 4·3 사건 당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흑백영화다. 정지영 감독의 '남영동 1985'와 함께 민감한 사안을 다뤘다. '지슬'은 '피해 의식이 담긴 역사를 예술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부산대학교 영화평론집 '시선과 담론'도 BIFF 초청작 중 '지슬'을 만든 오멸 감독을 특별 인터뷰했다. 그의 작품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전찬일 BIFF 프로그래머는 "'지슬'은 4·3 사건 피해자를 위한 한 편의 레퀴엠(진혼곡) 같은 영화"라고 말했다. 신수원 감독의 영화 '명왕성'도 관심을 끌고 있다. 오직 학교 성적이 전부인 우등생의 이야기를 충격적으로 그렸다. 이야기 구조를 정밀하게 구성해 한국 사회의 그늘을 잘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BIFF 측은 "영화 '지슬'과 '명왕성'은 외국 영화제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나타냈다"고 귀띔했다.

김종균 기자 kjg1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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