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뉴스] 나만의 베스트 무비 / 10월, 모든 작품이 대표작! 우디 앨런의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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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갖고 튀어라' '슬리퍼' '몰 타임 크룩스' 노익장 코미디 일상의 소중함 들려주는 듯

 

지난 달 소개했던 주성치 영화가 쉴 새 없는 대사와 몸 연기로 여러 장르를 오가며 우리를 웃기고 울리고 한다면, 이 노익장의 코미디는 인생을 돌아보게 만들고 관계와 일상의 소중함을 들려주는 듯하다. “인생이 뭐 그런 거 아니겠어?” 영화의 현자(賢者)가 농담하듯 들려주는 속 깊은 이야기들은 몇 번을 다시 봐도 유쾌하다. 그의 작품들은 어느 것 하나 재미없는 게 없다.

돈을 갖고 튀어라(Take the Money and Run, 1969)

 

우디 앨런의 감독 데뷔작으로 각본, 주연까지 맡았다. 멍청한 도둑 버질의 범죄 인생을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풀어 낸 기발한 작품으로 모든 상황에서 웃음을 만들어내는 우디 앨런의 비범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이후에 나온 많은 코미디 영화들이 <돈을 갖고 튀어라>의 설정을 흉내 내기도 했다. 물질만능의 슬프고 어두운 현실을 풍자하고 비웃는 우디 앨런표 유머감각의 출발점이 된 작품. 최고의 명장면은 뭐니 뭐니 해도 은행 강도 장면. 지금 봐도 뒤집어진다.

<돈을 갖고 튀어라>의 압권은 단 1초도 쉬지 않고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대사들이다.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영화의 도입부부터 수많은 등장인물들은 주인공 버질의 범죄와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낸다. 대사들은 주옥같고 설정은 기발하며 여운은 오래 간다. 이처럼 인터뷰 형식을 통해 다큐멘터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허구인 영화를 mocumentary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가짜(fake) 다큐멘터리라는 의미다. <돈을 갖고 튀어라>는 처음으로 극장 개봉한 mocumentary가 되었다.

영화에 나오는 감옥 장면을 촬영하는 동안 100명의 실제 죄수들은 약간의 출연료를 받았다고 한다. 감옥 장면은 샌프란시스코의 산 켄틴(San Quentin) 주립교도소에서 촬영되었다.

슬리퍼(Sleeper, 1973)

궤양 수술을 잘못 받고 냉동 인간이 된 마일즈 먼로, 200년 후인 2173년에 눈을 뜬다.
우디 앨런이 그리는 미래상은 어떤 모습일까? 우디 앨런은 유명한 SF 소설가인 아이작 아시모프와 점심식사를 하던 중 영화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다이앤 키튼과 호흡을 맞춘 <슬리퍼>는 SF영화지만 특수효과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각본과 연기만으로 완성한 슬랩스틱 SF 코미디.

 

공상과학을 만들든, 뮤지컬을 만들든 우디 앨런의 영화에는 문학과 철학을 아우르는 위트가 넘친다. 영화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독특한 태도는 사색적인 필름 스타일을 창조해 냈고 그는 우리 시대 가장 존경받는 감독이 되었다.

스몰 타임 크룩스(Small Time Crooks, 2000)

지리멸렬 좀도둑 레이와 그의 아내는 뉴욕 상류층이 되는 것이 일생일대의 꿈이다. 은행을 털기 위해 은행 옆 건물에 쿠키 가게를 차리고 가게 지하실에서 은행으로 통하는 땅굴을 파는 레이와 그의 일당들. 은행이라고 생각한 땅굴은 엉뚱한 가게로 통하고 계획은 실패로 돌아간다. 하지만 쿠키를 사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게 되고 그들은 마침내 부자가 된다. 이제 그들에게 없는 것 한 가지는 바로 ‘교양’. 그들은 진짜 뉴욕 상류층이 될 수 있을까?

<스몰 타임 크룩스>의 압권은 역시나 우디 앨런. 맨날 큰소리 뻥뻥 치지만 아내 앞에서는 꼼짝 못하는 좀도둑 연기를 능청스럽게 해내고 있다. 빛나는 대사야 말할 것도 없다. 제목의 small time은 삼류라는 뜻이고 crook은 도둑, 사기꾼의 의미. 좀도둑이라고 하면 되겠다. 멋진 배우 휴 그랜트도 반갑지만, 우디 앨런의 아내 역을 맡았던 트레이시 울만은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유머 감각이 예술의 경지에 오른 거장의 코미디를 만나보시라.



감독 : 우디 앨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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