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뉴스] 인터뷰 /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홍승용 세계해양포럼 의장 부일 CEO 아카데미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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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 투자로 해양계 불황 돌파해야합니다”

홍승용 세계해양포럼 의장

해양 전략가와 해양CEO가 만나 대한민국의 해양산업과 부산의 경쟁력에 대한 열띤 토크쇼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달 18일 부산일보사 10층 소강당에서 열린 부일 CEO 아카데미에서 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겸 BN그룹 회장과 홍승용 세계해양포럼 의장 겸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의 대담형식의 토크쇼가 마련됐다. 이날 토크쇼는 조성제 회장이 일군 조선기자재업체 BN그룹의 성장과 해양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홍승용 의장이 질문을 던지고 의미를 짚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홍 의장이 ‘성공한 CEO로서 비결’에 대해 조 회장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토크쇼는 막이 올랐다.“아직 성공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만족하는 순간부터 퇴보한다고 믿고 지금의 만족보다는 계속 전진하고 있는 중”이라고 조 회장은 겸손하게 답했다. 

조 회장이 부산대 조선공학과를 들어갈 때만해도 크게 각광받는 과가 아니었으나 졸업할 때쯤 조선 산업이 제3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에 국가 전략산업으로 선정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첫 직장은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였으나 현대중공업으로 스카웃 제의를 받고 이직했다. 그곳에서 고 정주영 회장을 만나면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게 된 것.     

● 조선기자재에서 블루오션 발견

창업을 하게 된 동기에 대해서 그는 “현대중공업에서 3년간 재직하며 2년6개월간 계속 해외를 돌았습니다.” 조 회장이 당시 맡았던 업무는 설계였는데 90여 개국을 돌며 기술영업에 대한 식견을 넓히는 계기로 작용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외장재만 만들었지 내장재는 해외 수입에 의존했는데, 배 한 척을 수주해 열심히 만들어도 고작 20%정도만 이익이 남는 정도였고 나머지는 모두 외국이 가져가는 것을 보고 선박 내장재 국산화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홍승용 세계해양포럼 의장
이에 홍승용 의장은 “조선기자재에서 블루오션 발견과 90여 개국을 돌며 최종 사용자의 눈높이를 파악하는 안목을 키운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성공의 가치 5가지는 믿음, 도움, 정직, 결심, 웃음으로 이러한 가치가 적절하게 적용된 것”으로 분석했다.

조선학과 인기도가 계속 줄어들고 있고 조선업계도 힘들어 하는 상황에 대해서 조 회장은 “조선공학은 대한민국이, 그리고 부산의 부산대학교가 세계 최고다. 세계 경기 불황으로 조선업 경기가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데 전 세계 LNG선 건조의 95%를 맡고 있는 대한민국이 이럴 때 선제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 가스공사가 나서서 10척 정도 발주를 해준다면, 다시 호황기가 올 때까지 버틸 여력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하며, “파나마 운하의 폭을 넓히고 있고, 파나막스급 배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계획 조선으로 미래 시장을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력히 주문했다.

홍 의장은 이에 “산업에는 사이클이 있는데 우리가 일본을 제치고 결정적으로 세계 1위에 올라선 배경에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기술투자가 있었다. 지금이 그런 시점이 아닌가? 그리스는 선가가 낮을 때 발주를 하고, 올랐을 때 팔아서 이익을 남기는 점을 우리가 배워야 한다”며, 그리스 피레우스항의 사례를 들었다. 피레우스는 그리스 해운의 메카로 통한다. 해운금융, 보험, 선박거래에 관련하여 25만 명이 종사하고 있다. 도시인구가 50만 명인데 절반이 해운 관련업에 종사한다. “우리도 말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차기정권에서 부산 조선 클러스터를 만드는데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조선은 선점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고 공감을 표했다.

이어서 조회장은 “부산이 발전하려면 결국 해양을 잘 이용해야 하는데, 3자 물류의 경우 부산해운회사는 하나도 없는 실정”이라며 “부산의 경쟁력은 결국 부산에 물류기업다운 기업이 성장함로써 생긴다”고 말했다.

● ‘Sea & Air’의 물량 고부가가치 창출 ‘가덕도 신공항 절실’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열정이고 인재들을 관리하는 것”이라며 “어떻게 사람관리를 하였으며, 어떤 분야의 사람들을 뽑는가, 기준은 무엇이냐”고 인력 경영에 대한 질문을 홍 의장이 던졌다.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
조 회장은 “저는 열심히 하려고 하는 사람들을 뽑습니다”는 단순한 대답에 이어“저는 회사를 떠났던 사람들은 아무리 필요한 사람이라도 절대로 다시 뽑지 않는다는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쓸데없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인재가 아닙니다. 10미터만 더 뛰어라고 이야기하는데 목표지점이 100미터라면, 110미터를 가면 100미터 이후는 블루오션”이라고 경영철학이 깃든 의미심장한 설명을 덧붙인다.

그는 기술자들을 우대하는 CEO다. 기술자들을 비즈니스파트에 많이 배치하고 해외에 보내는 편이다. 직원들이 300만 마일의 비행기를 탈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경영 목표란다.

두 사람은 부산 발전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
먼저 조 회장은 “부산이 공항과 항만의 허브 기능을 살려 저비용항공사의 거점과 유럽까지 단축된 항로인 북극항로에 대비 해야한다. 극지운항용 선박을 미리 건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며 이러한 모든 일련의 작업들은 해양수산부의 부활이 선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승용 의장은 부산 신항을 예로 들면서, “발상의 전환을 과감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뒤“고부가가치 물량이라는 것은 ‘Sea & Air’의 물량이다. 인천의 경우 공항은 세계 최정상에 있지만 항구는 그에 못 미치고, 부산은 항구는 되지만 공항은 그렇지 못하다”며 가덕도 신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 의장은 이어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지금 북극해를 잇는 항로, 시베리아 철도 등 블라디보스토크를 동북아 물류거점으로 선점하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동북 3성을 개발에서 북한의 동해를 이용하고 싶어 한다. 바로 러시아와 중국의 숙원사업이 동해 진출이며, 이런 ‘Great game’ 속에서 부산의 역할과 동북아의 거대한 움직임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라며 주변국의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두 사람의 관심은 부산·경남의 관광산업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돈이 되는 것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안목 탓이다. 조 회장은 “부산·경남을 아우르는 관광개발을 해야 한다”면서 “부산은 자동차, KTX, 비행기, 배 접근성이 매우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서 이런 장점을 활용, 부가가치를 높일 것과 중국관광객을 부산으로 유치할 것”을 주문했다. 

대담 모습
홍 의장은 “관광자원은 반드시 스토리를 가지고 개발이 되어야 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토크쇼를 마무리 했다.
토크쇼에 나선 조성제 부산상의회장 겸 BN그룹 회장은 우리나라 조선기자재업계 대표적 인물로 지난 6월 개최된 세계해양포럼에서 제6회 대한민국 해양대상을 수상했으며, 오는 23일 부산 롯데호텔 아트홀에서 열릴‘해양 HR FAIR 2012’에서 해양 인재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 나선다.                      
 SEA&박민혁gogalbi@kam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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