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올리고 다운 받은 네티즌 줄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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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물 유포 혐의로 경찰에서 소환장이 날아왔는데 잡아떼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순순히 시인하는 게 나을까요?"

"아동청소년 음란물 소지죄로 처벌 받아도 성범죄자로 취업 제한 대상에 들어가나요?"

잇따르는 흉폭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배후로 지목된 음란물에 대해 경찰이 전쟁을 선포하고 나서면서 인터넷에 음란물을 올렸던 네티즌들이 경찰에 줄소환되고 있다.

나주 초등학생 납치 성폭행사건 이후 검·경이 범람하는 음란물 유통의 싹을 뿌리부터 잘라버리겠다며 성인PC방, 웹하드 업체 등 음란물의 주요 공급 및 유포처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의 칼을 들이대고 있다.

검·경, 성인PC방 · 웹하드업체 등 대대적 단속

경찰 소환장에 좌불안석, 카페엔 관련 글 넘쳐나

업체서도 음란물 유포 회원 이용정지 등 단속


특히 무심코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올리거나 다운로드했다가 경찰 소환장을 받아든 일부 네티즌들은 좌불안석이다.

음란물, 저작권 단속 관련 법률 정보 공유를 위해 개설된 한 인터넷 카페에는 최근 음란물 유포 및 소지 혐의로 경찰 출석 통보를 받은 네티즌들의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이 카페는 그간 영화, 소설, 프로그램, 음악 등 저작권 침해 사건에 대한 상담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음란물 유포 관련 게시글이 넘치고 있다.

음란물의 주요 공급처로 지목되는 P2P(웹하드) 사이트들도 몸을 바짝 낮추고 있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에 등록된 국내 웹하드 사이트는 107개. 이들 사이트는 간단히 성인 인증만 하면 편당 200~300원의 저렴한 가격에 방대한 양의 '야동'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영화나 음악과 달리 불법 음란물들은 저작권 시비에서도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음란물은 그간 웹하드 업체들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하지만 경찰 단속이 강화되면서 이들 웹하드 업체는 음란물에 대한 대대적인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한 유명 웹하드 업체는 최근 음란자료를 유포한 회원 100여 명에 대해 이용정지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하루에도 1천 개 가까운 음란물이 올라오던 이 웹하드 사이트는 최근 들어 업로드 수가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간 단속의 무풍지대로 여겨져 왔던 토렌트 사이트들도 예외가 아니다. 토렌트는 별도의 신원 인증 절차 없이 누구나 손쉽게 무료로 파일을 받을 수 있는 사이트이다.

하지만 토렌트를 통해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내려받은 네티즌이 경찰에 소환됐다는 소식이 급속히 퍼지면서 '토렌트 주의보'가 확산되고 있다. 토렌트는 수많은 이용자들의 컴퓨터에 동일한 파일이 존재할 경우 파일을 부분적으로 여러명에게 전송받을 수 있다. 서비스 특성상 파일을 다운로드받는 동시에 또다른 불특정 다수에게는 자신이 유포자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음란물은 제작 뿐만 아니라 배포 행위도 모두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청소년들의 경우 아동 청소년물만 단속 대상이 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다른 파일을 받기 위한 포인트 적립용으로 음란물을 올리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은데, 직업적인 헤비 업로더가 아니더라도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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