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전문의 이경미의 위풍당당 性교실] 냉대하증에 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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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는 괜찮은데 관계를 할 때 냉이 너무 많아져서 부끄럽기도 하고 너무 고민입니다. 이런 게 냉대하인가요."

우리가 흔히 냉증 또는 냉대하라고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이 냉이라는 것 자체는 질 분비물을 이르는 말이다. 어떤 질병 상태가 아닌 질에서 분비되는 물질을 총칭하는 것이다. 여기서 냉이 많을 경우 대하증이라고 한다.

냉은 여성에게 나타나는 정상적인 생리적 현상이며, 개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생리적인 냉은 대개 에스트로겐 자극에 의해 나타나며, 질 내 환경의 화학적 균형을 맞추려는 현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보통 건강한 여성이라면 질 안을 촉촉히 적시고 속옷에 약간 묻을 정도가 정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배란기가 되면 바지가 젖을 정도의 분비물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 냄새도 조금 더 시큼하게 느낄 수도 있다. 이는 배란 시 난자가 난포를 뚫고 나오면서 난포 내에 있던 물과 자궁경부의 분비물과 함께 질 내에 고여 있다가 나오면서 평상시보다 많은 양의 냉이 분비되는 현상이다.따라서 배란기에는 냉의 양이 증가한다고 보면 된다.

평상시에는 괜찮은데 성관계 시에만 냉이 증가한다고 고민하는 위의 여성은 대개는 정상 반응이다. 흔히 애액이라 불리우는 이 분비물은 냉이라기보다는 성관계 시 윤활 작용을 하는 액체라고 보는 것이 맞으며 성 흥분이나 적절한 애무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거로 보는 것이 맞다. 오히려 이 분비가 원활하지 않아 질 건조증으로 고민하는 이들이 더 많다.

배란 이외 냉의 양상이 달라진다 했을 때는 주로 감염, 악성 질환, 호르몬 변화 때문이므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가끔 냉이 일시적으로 많이 분비되는 것을 소변이 흐른다 생각하고 요실금으로 오인하기도 하고 반대로 요실금을 냉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두 경우에 있어 치료는 방향이 다르므로 속옷이 계속 젖는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성관계를 많이 할수록 냉이 많아지는지 물어보는 이들도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 자주 한다 해서 냉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성관계 이후 냉이 많아졌다면 오히려 질염이나 성병을 강력히 의심하고 서둘러 치료를 하는 것이 맞다.

병 때문에 생기는 냉은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생기고, 그 증상도 다양하여 질 분비물 증상만으로는 어떠한 질병인지 진단하기 힘들다.

가끔 '내가 폐경된 지 몇 년인데 냉이 많이 나옵니다' 하고 병원을 찾는 이가 있는데 대개는 위축성 질염으로 인해 화농성 질 분비물이 생긴 경우이다.

냉이 많이 나온다고 치료는 등한시하고 생리대나 팬티라이너로 땜질만 하다가는 오히려 공기가 통하지 않아 염증을 유발하고 더 진행될 수 있다. 이럴 때에는 속옷을 자주 갈아입거나 면패드를 사용하면서 원인에 따른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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