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 27일 부산 금정터널에서 발생한 KTX열차 정차 사고와 관련해 고장의 원인이 된 부품을 모두 교체하기로 했다.
30일 오후 금정터널 사고 현장을 둘러본 정창영 코레일 사장은 부산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유사 상황 발생 시 유관기관과의 공조 등 대응체계에 대해서도 보완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오후 1시 서울역을 출발한 KTX 133호 열차가 3시 42분께 국내 최장 금정터널(20.3㎞) 안에서 갑자기 멈춰 서면서 1시간 10여 분 동안 운행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열차 내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냉방기 가동이 멈추는 바람에 560여 명의 승객들이 터널 내 객차에 갇혀 더위와 공포에 시달렸다.
정 사장은 정차사고 원인에 대해 "보조블록 2대가 모두 고장 났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고장이 난 기종과 같은 프랑스 알스톰사 제작 KTX열차 46편성의 보조블록 92개를 모두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모두 32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보조블록은 차량에 전원을 공급하는 모터블록 보조장치로 모터블록을 냉각시키는 송풍기와 객실 냉난방장치, 조명장치 등에 전원을 공급하는 핵심 부품이다.
보조블록은 KTX 열차 한 편성당 2대가 한 세트로 장착돼 평소에는 1대만 가동되지만 고장이 나면 나머지 1대가 자동으로 가동되게 설계돼 있다.
27일 사고가 난 열차는 서울역을 출발한 지 10분 만에 보조블록 1대가 고장 난데 이어 금정터널 안에서 나머지 1대마저 고장 나 결국 정차하게 됐다. 코레일 측은 "보조블록 2대가 한꺼번에 고장 난 것은 2004년 KTX 개통 이래 처음"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이에 대해 "프랑스 테제베(TGV)를 토대로 제작된 알스톰 사의 매뉴얼은 보조블록의 수명을 15년으로 규정하고 있어 도입된 지 10년 밖에 되지 않은 차량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산지와 터널이 많은 우리 실정에 맞도록 매뉴얼을 보완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또 허점이 드러난 금정터널 내 KTX 사고 대응체계에 대해서도 보완하기로 했다.
코레일은 27일 사고 당시 관제실로는 즉각 상황전파가 됐지만 탈선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체 처리를 시도하라는 지침에 따르다 결과적으로 소방당국 등 유관기관에 협조요청이 늦어지는 등 대응에 허점을 드러냈다.
한편 27일 사고 당시 터널 내에 정차돼 있던 133호 열차를 견인하기 위해 부산역에서 출발한 구원 열차가 현장에서 한 차례 철수했다가 다시 접근해 견인을 하는 바람에 승객들이 차량에 갇혀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김희돈 기자 happy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