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위와 7위 간의 승차가 4.5경기에 불과해 한 치 앞을 내다 보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서서히 2강 5중 1약으로 나눠지고 있다. 그 원인은 바로 백업 선수들이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에서는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개막 전 중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았지만 2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는 홍성흔, 문규현 등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 박준서, 정훈이 공백을 잘 메워줬다. 정훈과 박준서는 번갈아 유격수로 나서 72이닝 동안 실책 1개, 박준서는 54이닝 동안 2개만 기록하며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두 선수 모두 원래 유격수가 아닌 2루수였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두 선수가 능력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활약 따라 판도 흔들
백업 선전 롯데·삼성
꾸준한 상승세 흐름
백업 부진 SK·LG
전력 차질 '부진 늪'롯데 박계원 수비코치는 "처음에는 불안했던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실수 없이 경기를 치르며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두산 베어스에서 트레이드돼 온 백업 포수 용덕한도 한몫했다. 홍성흔이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간 상황에서 주전포수 강민호가 지명타자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안방을 든든하게 지켜줬기 때문이었다.
잘나가는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다. 두산은 불펜에서 선발로 돌아선 노경은이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점 이하 실점)를 기록하며 투수진을 받쳐줬다. KIA 타이거즈의 경우 삼성 라이온즈에서 데려온 조영훈이 펄펄 날아다닌다. 삼성 역시 백업포수 이지영의 활약이 대단했다.
백업 선수들이 맹활약한 롯데는 7연승을 달렸고 삼성과 두산이 5연승을 기록했다. KIA는 무려 8연승 행진을 펼쳤다.
반면 최근 하향세를 그린 팀들의 경우 하나같이 백업이 주전의 역할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SK는 불펜의 핵 박희수와 정우람의 공백을 다른 투수들이 메우지 못해 연패의 늪에 빠졌다. LG 트윈스 역시 마무리 봉중근이 부상으로 이탈해 생긴 전력 차질을 만회하지 못했다. 넥센 히어로즈도 강정호가 빠지고 난 뒤 무서운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이성득 KNN 야구 해설위원은 "초반에는 팀마다 선발 라인업의 전력에는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하면서 주전들이 부상으로 하나둘씩 이탈하기 시작하자 백업들의 활약에 따라 팀마다 명암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