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왔다 목숨 위협하는 폐렴… 어르신들 백신 접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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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폐렴구균 백신이 최근 출시됐다. 백신 접종으로 폐렴 발병률과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동아대병원 제공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의한 감염으로 폐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이다. 재채기나 기침 등을 통해 전염된다. 보통 가래를 동반한 기침, 호흡곤란, 구토, 설사 등의 증세이 나타나고 고열과 피로 등의 전신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별히 심각한 질병이라고 여겨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입원환자 중 폐렴 환자가 가장 많았다. 지난 한해동안 입원환자가 27만 5천 명으로 전년도 22만 명보다 24% 늘었다. 특히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에게는 치명적이다.

# 노인 사망률, 젊은층 비해 3~5배 높아

노인의 경우 다른 질병을 앓고 있더라도 최종 사망원인은 대부분 폐렴이다.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경우도 대장암 수술 후에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최종 사인은 폐렴 합병증이었다. 앞서 세상을 떠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코미디언 백남봉 배삼룡 씨 등도 주된 사망원인은 폐렴이었다. 절대로 만만하게 봐서는 안되는 질환이다.

폐렴환자 1년 새 무려 24% 급증
27만 5천 명 입원, 입원환자 중 최다
초기 증세 감기와 비슷 조심해야
성인 2~3%만 접종, 인식 변화 있어야


폐렴은 건강한 성인의 경우 휴식을 취하거나 항생제 치료만으로 간단히 해결되기도 한다. 하지만 폐 기능과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폐렴에 걸리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아주 가벼운 질환이면서도 목숨이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노인의 경우에는 대부분 입원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입원기간도 2~4주 정도로 보통의 성인에 비해 배 이상 길다. 또 노인은 폐렴에 의한 사망률도 젊은 사람에 비해 3~5배 가량 높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의 70% 이상이 노인환자로 보면 된다.

감기와 비슷하다고 착각해 감기약을 먹어도 전혀 반응이 없다. 주증상은 이렇다. 38.3도 이상의 고열이 계속되고, 구토를 일으킬 정도로 기침이 심하고, 호흡이 분당 30회 이상으로 숨이 차고,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등의 증상이다. 이럴 때는 폐렴을 의심해 X-레이 검사를 통해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노인들은 이런 증상이 나타나도 나이가 들어 으레 생기는 질환으로 여길 때가 많다. 그런 상태가 2주 이상 지속되면서 방치되면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폐렴이 오랜 기간 진행되면 폐 세포가 파괴되고, 호흡부전, 패혈증, 뇌수막염 등의 합병증이 오게 된다. 사망에 이르게 되는 심각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 면역 약한 영유아, 수막염 패혈증 위험

폐렴이 일어나는 주요 원인은 세균과 바이러스, 곰팡이 등이다. 이중 세균성 폐렴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균이 '폐렴구균'이다.

폐렴이 면역체계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영유아에게 생기면 뇌수막염, 패혈증, 급성 중이염 등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한다.

가장 위험한 것은 뇌나 척수를 둘러싼 막에 폐렴구균이 들어가는 뇌수막염으로 사망률이 매우 높다. 혈액 속에 세균이 증식하고 중독증상을 동반하게 되는 패혈증도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최근 네덜란드에서 실시한 역학연구에서는 고령자의 경우 뇌수막염이나 패혈증에 의한 폐렴구균 질환의 치사율이 2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수막염과 패혈증 등은 치료가 어렵기도 하지만 치료가 되더라도 뇌손상, 청각상실, 정신지체 등의 장애를 남긴다. 그래서 치료 보다는 백신접종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 폐렴구균 백신 접종 권장

폐렴구균이 있다고 해서 모두 폐렴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몸에 면역이 떨어지면 2차 합병증을 유발한다. 따라서 폐렴 고위험군은 예방백신을 미리 접종할 것을 WHO(세계보건기구)는 지지한다. 고령자, 영유아,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호흡기 질환, 흡연자 등이 대상이다.

대한감염학회는 매년 모든 65세 이상의 성인들을 폐렴구균 백신 접종 대상자로 권고하고 있다.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서 폐렴에 걸리지 않는 것이 아니지만 폐렴구균 질환 발병률과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폐렴구균 질환은 백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질병이다. 홍역, 로타바이러스, B형 인플루엔자, 백일해, 파상풍 등 백신이 이미 나와있는 질환보다 사망률이 높다. 백신 접종률이 낮기 때문이다. 소아의 경우 접종률이 60~70% 수준이지만 성인은 2~3%에 불과하다.

유한양행과 한국화이제약은 지난달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13'을 최근 출시했다. 만 5세 이하 영유아 대상의 프리베나13은 이미 지난 2010년에 허가받아 상용 중이다.

동아대병원 감염내과 정동식 교수는 "폐렴에 걸리면 항생제로 치료를 하는데 최근에는 항생제가 듣지 않는 폐렴이 많아졌다. 최근에 출시된 프리베나13은 항생제 내성이 있는 질환을 포함해 뇌수막염과 패혈증 급성중이염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병군 의료전문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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