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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일 오전 사하초등학교 교실에서 경남 거창 고제초등학교 학생들이 사하초교 어린이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현아 기자 |
"전교생이 날마다 산과 들로 소풍을 간다고요? 우리도 거창에 갈래요!"
29일 오전 11시께 부산 사하구 괴정1동 사하초등학교 6학년 1반 교실. 옹기종기 모인 학생 30명의 시선이 단상에 선 경남 거창 고제초등학교 다섯 학생들에게 쏠렸다. 20명이 넘는 인원 앞에서 발표한 경험이 없는 학생들은 친구들의 관심에 쭈뼛거리는 눈치였지만 이내 분위기에 적응해 또래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지난 28일 오후 3시께 사하초등학교 강당에서는 고제초교 전교생 23명과 교사 13명을 환영하는 축하식이 열렸다. 두 학교는 자매결연식을 갖고 다양한 도·농 교류행사와 정보교환 등을 약속하는 약정서를 교환했다. 사하초교 학생들은 합창과 오카리나 공연을 선사하고 음악에 맞춰 줄넘기 솜씨를 뽐내며 행사를 기념했다.
두 학교 도·농 교류 결실
직접 캔 감자 들고 홈스테이
함께 뒹굴고 놀고 공부하니
마음의 거리 어느새 눈녹듯…
"가을엔 우리도 거창갈래요"
사하초교 김영호(59) 교장은 "멀리 떨어져 지내는 탓에 서로 소원해질 수 있는 아이들이 같은 공간에서 공부와 숙식을 하면서 심리적 거리가 몰라보게 좁혀졌다"며 "하루 만에 급속하게 친해지는 아이들을 보며 왜 진작 이런 기회를 갖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동문학가로도 활동 중인 고제초교 김익중(59) 교장과 김영호 교장은 1974년 진주교대 재학 때 야정(野井)문학회에서 만난 사이. 38년간 이어진 인연이 지난 연말 두 학교 간의 도·농 교류 체험행사를 계획하게 되는 결실을 맺었다.
사하초교는 부산 서부교육지원청 관할 57개 학교 중에서 2번째로 규모가 큰 학교이다.
28일 오후 고제초교 학생들은 사하초교 학생들의 가정에 초대돼 1박2일 홈스테이 체험을 하며 직접 캐 온 감자를 건넸다.
"수업 종료종이 울리면 반마다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학생들이 신기하다"는 고제초교 김주호(9) 군은 "어제는 밤새도록 친구 아버지와 축구, 야구를 하고 수학문제 40문항도 풀었다"며 밝게 웃었다. 유일한 6학년생이자 학생회장인 채송이(12) 양은 "혼자라 적적했는데 사하초교에 6학년 학생이 217명이라는 사실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멀티미디어실, 영어학습관도 둘러봤지만 도서실 규모가 큰 것이 제일 부러웠다"고 했다.
고제초교는 연면적 165㎡의 2층짜리 건물 2동만 있어 도서실이 책을 두는 창고로 쓰일 뿐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도서실에 몰려든 고제초교 학생들은 귀가시간 직전까지 동화책에서 눈을 떼질 못했다. 고제초교 유지영(7) 양은 지난밤 자신을 집으로 초대했던 강상희(7) 양에게 편지를 쓰며 '청개구리 이야기'를 읽은 감상을 털어놨다. 유 양은 몇 번이나 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가을에 학교에 놀러 오면 우리집에서 자고 가라고 할 참이다"고 했다.
김익중 교장은 "하룻밤 새 아이들이 서로 정들었는지 헤어지기 싫어 우는 모습에 마음이 짠하다"며 "올가을에는 사하초교 학생들이 고제초교를 방문해 사과농장에서 사과따기 체험을 하고 축사 경험을 하는 등 다양한 농촌체험을 하게 할 계획"이라며 웃음지었다.
김현아 기자 srdfi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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