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뮤지컬 장르가 인기를 얻으면서 뮤지컬 동호회가 붐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이 동호회에는 부산, 대구 등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는데, 이들은 좋아하는 공연을 보기 위해 주말마다 서울행을 불사하는 열정을 보였다. 요즘은 이런 사람들을 보기 어렵다. 공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서울에서 제작된 공연이 지방 순회공연도 하기 때문이다.
순회공연 하는 소극장 공연은 대부분 한 달 이상 장기 공연을 한다. 문제는 중·대형급 이상의 연극이나 뮤지컬, 특히 라이선스 뮤지컬이다. 이들의 지방 공연은 공연기간이 턱없이 짧다. 대부분이 토, 일요일을 끼고 주말 이삼일만 공연하거나, 길어야 다음 주말까지인 열흘 정도다. 기획사나 제작사 측에서는 수요가 따르지 않아 길게 공연해 봐야 수익만 주니 어쩔 수 없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이 때문에 중·대형 작품의 지방 순회공연, 특히 오리지널 캐스트의 공연은 주말을 끼고 이삼일만 하는 것이 관례로 굳어졌다. 지방 순회공연은 많아졌지만, 지역민으로서는 여전히 공연에 목마를 수밖에.
부산 공연 시장의 이런 관행이 바뀌지 않을까 기대되는 일이 생겼다. 다음 달 센텀시티 내 개관 예정인 소향아트센터는 개관작으로 '광화문 연가'를 16일간 총 22회 장기 공연하기로 했다. 소향아트센터 측은 앞으로도 중형급 이상 뮤지컬을 장기 공연하겠다는 방침이다. MBC롯데아트홀도 이번에 처음으로 한 달간의 장기 공연을 기획해 '인디아 블로그'란 연극을 올린다. 이들 작품의 장기 공연이 성공한다면, 앞으로 부산에 장기 공연의 기회가 늘어나고, 더불어 부산 공연계도 활성화되지 싶다.
중·대형 작품의 부산 장기 공연에 주목해야 하는 데는 이것 말고도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대구는 뮤지컬전용극장이 생기면서 많은 작품이 대구에 순회공연 하러 다녀간다. 자기 지역에 오지 않는 작품을 보기 위해 주변 지역에서 대구를 방문한다. 뮤지컬 '엘리자벳'의 창원 공연엔 부산에서도 원정 관람을 꽤 다녀갔다고 한다. 부산 경제 전체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순회공연의 장기화를 주목할 만하다. 박진숙 기자 tru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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