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뒤풀이] 부산시립미술관, 이젠 소프트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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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공사비 4억 8천여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시작했던 부산시립미술관이 최근 공사를 끝내고 이달 초부터 시설 정상 운영에 들어갔다. 1층 카페테리아는 내부 인테리어 공사로 분위기가 좀 더 밝게 바뀌었고, 아트숍도 자리를 이동·확장해 이전보다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 카페테리아에서는 파스타 같은 간단한 식사도 할 수 있고, 아트숍은 다채로운 상품을 준비했다.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실제 이곳을 이용해 본 몇몇 관람객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안내데스크도 자리를 이동해 로비 공간의 활용도를 높였고, 종전 아트숍 공간에 접견실을 마련해 외부인사 방문 때 불편이 없도록 했다. 접견실에서는 부산시립미술관 안내 영상물도 볼 수 있게 했다.

3층에 있는 4개 테라스도 야외전시장과 쉼터로 깔끔하게 단장됐다. 공예작가 박태홍의 파고라 벤치, 일본 조각가 세키네 노부오의 작품 '반월등'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100%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관람객은 전시작품을 좀 더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편안한 미술관'이 요구되는 시대에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는 갖췄다 할 수 있겠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라는 게 대다수 미술인의 생각이다. 이제 남은 것은 소프트웨어다. 그중에서도 관람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전시 기획 부문에 무엇보다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립미술관이라고 해서 언제나 최고의 전시를 보여 줄 수는 없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1년에 최소 한두 개 정도는 기억에 남을 만한 전시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포항시립미술관에서 한창 전시 중인 '플라스틱 데이즈'처럼 미술인들의 입에 회자할 만한 전시가 조만간 부산시립미술관에도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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