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D-2] '낙하산 공천' 논란 후보 공약도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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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매니페스토 네트워크·경실련, 후보 41명 평가

부산지역 총선 후보 공약을 매니페스토 방식으로 분석해보니 '낙하산 후보'들의 공약이 대체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사진은 새누리당(왼쪽)과 민주통합당 부산시당의 공약 발표회. 부산일보DB

4·11 총선에서 부산지역 18개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공약 검증 결과, '낙하산 공천' 논란을 빚은 후보자들의 공약이 전반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매니페스토 네트워크와 부산경실련은 4·11 총선에 출마한 부산지역 총 69명의 후보자 중 주요 정당과 당선 가능권 후보 41명에 대한 공약 평가 결과를 9일 발표했다.

나성린·하태경·안준태 등 단순 나열형에 그쳐
전체 최우수 고창권…현역 의원은 창의성 낮아

이번 평가는 각 후보자들이 선관위에 제출한 주요 공약에 대해 △공약의 가치와 목표 △실현가능성 △검증가능성 △창의성 △실효성의 5대 지표를 적용해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전체 평가 최우수는 해운대·기장갑에 출마한 고창권(통합진보당) 후보가 차지했다. 고 후보는 매니페스토 방식의 공약 제시로 검증 가능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가치와 목표 지표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었다.

우수 후보에는 북·강서갑 박민식, 연제 김희정, 금정 김세연(이상 새누리당)과 북·강서갑 전재수, 금정 장향숙(이상 민주통합당) 후보 등 5명이 선정됐다.

정의화 김정훈 이진복 문대성(이상 새누리당) 문재인 김인회(이상 민주통합당) 민병렬(통합진보당) 정근(무소속) 등 8명의 후보는 공약이 대체적으로 우량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서병수 김도읍 손수조 유기준 유재중(이상 새누리당) 문성근 최인호 김영춘 유창열 노재철 조경태 이재강 이정환 허진호 이해성(이상 민주통합당) 박형준 이영 엄호성 최현돌(이상 무소속) 등 19명의 후보는 '양호' 등급이 매겨졌다.




현역의원들의 경우 대체적으로 공약의 형식은 잘 갖춰졌으나, 이미 시행중이거나 추진중인 공약들이 많아 창의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반면 막판 돌려막기 공천 논란을 빚은 나성린 하태경 안준태, 방송토론 불참으로 유권자를 무시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서용교(이상 새누리당), 영도를 버리고 부산진을에 출마한 김정길(이상 민주통합당) 등 이른바 '낙하산 후보'들과 이헌승 이재균(이상 새누리당) 박재호(민주통합당) 후보 등 8명은 가장 낮은 등급인 미흡 평가를 받았다.

이들은 단순나열혈 공약만 제시해 검증단으로부터 평가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혹평을 받았다.

세부 평가지표별로는 공약의 가치와 목표에서는 박민식 이진복(이상 새누리당) 고창권(통합진보당), 실현 가능성에는 정의화 박민식(이상 새누리당) 문재인(민주통합당), 검증 가능성은 서병수(새누리당) 장향숙(민주통합당), 창의성과 실효성에는 전재수(민주통합당) 고창권(통합진보당) 후보가 각각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공약제시 방식에 있어서 매니페스토의 기준을 잘 지킨 후보자로는 박민식 서병수 유기준 김희준(이상 새누리당) 장향숙 조경태 김인회(이상 민주통합당) 고창권(진보통합당) 후보 등 8명이 선정됐다.

김도읍 문대성(이상 새누리당) 전재수 조경태(이상 민주통합당) 엄호성(무소속) 후보 등은 형식은 갖췄으나, 내용이 다소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검증단은 매니페스토 방식의 선거공약 만들기와 공개 및 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공약의 이행 가능성이나 사후 검증이 불가능하게 되며, 이른바 장밋빛 공약이 남발되더라도 유권자가 이를 구분하고 평가하기가 불가능해지는 만큼, 향후 선거에서는 매니페스토 방식에 의한 선거공약 공개를 의무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매니페스토 네트워크 차진구 대표는 "오랫동안 지역에 천착해 지역 발전을 위해 고심해온 후보들의 경우 실현가능성을 염두에 둔 공약을 제기해 높은 평가를 받은 반면, 지역 연고와 별개로 당선 가능성만 보고 공천된 후보들의 경우 단순히 현황과 공약 나열에 그칠 뿐 심사숙고한 흔적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매니페스토 방식이란

후보자가 선거홍보물 제작시 정책공약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업계획, 사업 우선순위, 추진 일정, 재원 조달 방안 등을 명시토록 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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