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인사이드] 민심 녹이는 꽃미남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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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훑고 지나가고 나면 다 쓰러진다는 표현이 딱 맞다니까요."

출중한 외모의 후보를 상대 후보로 둔 한 후보의 말 못할 하소연이다. 훤칠한 외모로 한 번 웃어주고 악수 한 번 해주는데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는 얘기다.

이같은 효과는 표심으로까지 연결되는 양상이다. 지난달 22일 본보가 실시한 금정구 여론조사에 따르면 19~49세 남성의 경우 52.4%가 민주당 장향숙 후보를 지지하고 23.2%가 새누리당 김세연 후보를 지지한 반면 여성의 경우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19~49세 여성의 경우 김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이 50.4%, 장 후보 지지율이 34%로 김 후보 지지율이 장 후보를 앞섰다. 이는 19~49세의 평균적인 정당 지지가 민주당이 더 많다는 걸 감안하면 흥미로운 결과치다. 이 지역 50대 지지도의 경우 남녀 간 큰 차이가 없다. 다른 지역들도 대부분 연령별 차이는 있되 성별 지지도 차이는 크지 않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김 후보의 젊고 깔끔한 '훈남' 이미지가 20~40대 여심을 자극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본보, 금정구 여론조사
남녀 유권자 정반대 표심

여당선 문대성 김태호
야당은 문재인 문성근 등
유세장서 애정공세 한몸
민주, 조국 교수 투입도

"외모의 경쟁력 대신
인물 됨됨이 우선" 목소리

사정이 이렇다보니 민주당에서도 '꽃중년'으로 분류되는 조국 교수의 유세 현장 투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 공동선대위원장인 조 교수는 지난 2일 장향숙 후보의 지역구인 금정구 부산대 일대에서 지지유세와 투표독려 운동을 집중적으로 펼쳤다. 실제 이날 조 교수가 가는 곳마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이들이 많았고 멀리서 뛰어와 악수를 청하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요청하는 이들도 상당수였다.

조 교수는 특히 파워트리터리안으로서 젊은 층으로부터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인물 라인은 새누리당 문대성(사하 갑) 후보와 김태호(김해 을) 후보, 민주당 문재인(사상), 문성근(북강서 을) 후보에게서도 보여진다. 연예인급이 돼 버린 문재인 후보와 진짜 연예인인 문성근 후보의 경우 특히 유세 현장에 나가면 여성들로부터 애정 공세를 한몸에 받는다. 최근 논문 표절 논란으로 곤혹스러운 입장에 빠진 문대성 후보와 금품제공,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김태호 후보도 외모 대결에서는 뒤지지 않는다.

이같은 이미지 선거는 선거에 임하는 피상적인 자세나 관심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의견도 있지만 선거란 게 어차피 이성만이 아니라 감성에도 상당 부분 기댈 수 밖에 없다는 면에서 외모도 경쟁력이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산대 이철순(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 복지 등 정당 간 정책 차별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다른 변수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고 외모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면서 "정치란 게 고도의 쇼라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과거 케네디와 김영삼 대통령에서 보듯 이미지 메이킹의 경쟁력은 무시할 수 없는 변수"라고 해석했다.

신라대 초의수(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정치인에 대한 선호에 있어 감성적 요소가 제일 크게 작용하고 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가 외모고 또 나이다"면서 "사람을 평가할 때도 빨리빨리 문화가 작동해 외모나 학벌 등으로 손쉽게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정치인으로서의 중요한 자질은 정책 능력이고 인물 됨됨이인 만큼 비주얼 경쟁에 인물 경쟁이 묻혀버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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