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부산대병원 이사에 개원의 추천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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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부산대병원이 시끄럽다. 병원 이사장인 부산대총장이 임기가 끝난 한 이사의 후임으로 민간 개인병원의 원장을 추천했기 때문이다.

일부 이사는 국립대병원의 위상, 직업적 다양성 측면 등에 비춰볼 때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사회는 병원의 사업계획과 예산·결산 등을 심의·의결하는 핵심 기구다.

4일 부산대병원 이사회(이사장 김기섭·부산대총장)에 따르면 지난 2일 임기가 끝난 임명직 이사 1명(임기 3년)의 후임으로 김 모(62) 씨가 이사회에 추천됐다.


이사장인 부산대총장, 임기 끝난 임명직 후임 추천

"9명 중 5명이 의사" "차기 병원장 선출 포석" 비판


김 씨는 부산대병원 내과 의사로 근무하다가 지난 2009년 퇴직해 부산에서 개인병원을 운영 중이다.

부산대병원 이사회는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 임명은 이사 과반(5명) 이상의 찬성으로 사실상 확정된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교육과학기술부에 임용 요청을 하면 거의 그대로 승인이 된다"고 밝혔다.

국립대병원설치법에 따르면 이사회는 사업계획 및 예산·결산, 재산의 취득과 처분, 정관 변경, 조직 등에 대해 심의·의결한다.

지난 2일까지 부산대 총장, 부산대병원장, 부산대병원 의학전문대학원장, 부산대치과병원장, 기획재정부 사회예산심의관, 교과부 대학선진화관, 부산시 행정부시장(이상 당연직), 부산대의무부총장, 언론사 사장(이상 임명직)으로 구성됐다.

국립대병원설치법에는 당연직 이사 외에 외부 인사 1명 이상을 이사로 두도록 돼 있다.

부산대병원 이사회가 공석이 된 언론사 사장 후임으로 개인병원 원장을 추천한 데 대해 비판이 있다.

먼저 대표성 문제가 지적된다. 부산대병원 한 이사는 "일개 민간 병원장을 세운다는 것은 전국 2위 지역 거점 국립대 병원 위상을 고려할 때 전혀 맞지 않다"며 "다른 국립대병원을 봐도 개인병원 원장이 이사로 임명된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나아가 김 씨가 이사로 임명될 경우 전체 이사 9명 중 5명이 의사여서 직업적으로 편중된다.

이사회 관계자는 "외부 이사는 1994년 법인화 이후 줄곧 지역을 대표하는 언론사 사장이 맡아 왔다"며 "변호사, 상공회의소 회장, 언론사 사장 등이 맡는 다른 지역 국립대병원 경우에 비춰볼 때도 현재 추천된 김 씨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부산대병원 이사회가 김 씨를 이사로 추천한 것은 차기 병원장을 놓고 특정 후보와 가까운 인사를 심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병원장은 이사회에서 병원장 후보 2명을 임용 제청하면 교과부장관이 임명한다.

현 박남철 부산대병원장의 임기(3년)는 다음 달 19일부로 끝난다. 지난달 공모 결과 5명이 응모했다.

이에 대해 부산대 김기섭 총장은 "주변의 조언을 받아 외부의 시각에서 병원을 진단해 줄 사람을 추천했다"며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이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재추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마선 기자 m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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