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서 주르륵~ 피 삼키지 말고 콧방울 잡고 압박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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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피 원인과 치료·예방법

코피는 누구나 한 번 이상 경험하는, 아니 경험해 본 증상이다. 남자 초등학생에게 코피는 싸움에서의 패배를 의미하고, 고3 수험생이 흘리는 코피는 공부로 인한 과로의 상징이다. 그러나 그 정도의 의미 이상은 없다. 그만큼 코피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발생 후 쉽게 지혈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로는 대량의 출혈을 발생하며 심한 경우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코피는 왜 날까?


코피가 나는 이유는 크게 국소적(특정부위) 원인과 전신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국소적 원인으로는 외부 충격에 의한 기계적 외상, 비중격만곡증(콧속 가운데를 둘로 나누는 뼈와 연골부분이 반듯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휘거나 돌출된 상태), 염증, 종양, 동맥류 등이 있다. 전신적 원인으로는 노화, 고혈압, 혈액 응고 장애, 약물, 유전성 출혈성 모세혈관 확장증 등으로 다양하다.

코 안쪽 후반부 출혈 심하면 병원 꼭 가야
고개 뒤로 제치지 말고 앞으로 숙여야 효과

코 점막 건조해지면 코피 날 확률 높아
아이 있는 집에서는 실내 습도 유지가 중요









기계적 외상은 코를 후비거나 심하게 푸는 행위로 인해 주로 발생한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 축농증 등에 의해 일어나는 코 막힘 증상 때문에 코를 후비게 되는 경우가 많아 코피가 잦게 나타난다. 성인이 되어서도 코 막힘, 콧물, 코피가 나는 경우에는 종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 등 정상적인 혈액 응고 과정을 방해하는 약제들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나 혈우병같은 이상혈액응고 질환자에게서도 코피가 자주 난다.

#출혈 부위에 따라 원인도 달라

코피는 출혈 부위에 따라 전반부 출혈과 후반부 출혈으로 나뉜다. 주로 발생하는 부위는 코 안의 전반부이나, 종종 코 안 후반부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소아에서 자주 발생하는 재발성 코피는 주로 전반부의 외상으로 발생한다. 손상된 점막의 재생이 이루어지기 전에 자극을 다시 받는 경우에 출혈이 재발하게 된다. 후반부 출혈은 주로 성인에게서 발생하며, 코 안 후반부에 위치한 혈관의 손상에 의한 경우가 많다. 특히 고혈압이나 혈액응고 장애 등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증상. 후반부 출혈은 대량의 출혈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출혈 땐 피 삼키지 말아야

대부분의 코피는 전반부에서 발생하므로 가정에서도 쉽게 지혈이 가능하다. 안정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 또한 입으로 넘어가는 피는 삼키지 말고 삼킨 피는 뱉어내고, 고개는 뒤로 제치지 말고 앞으로 숙여 피가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솜뭉치를 비교적 크게 만들어 코피가 나오는 콧속에 넣고,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사용하여 피가 멈출 때까지 콧방울을 잡고 압박하면 보통 몇 분 사이에 피가 멎는다. 압박과 동시에 코에 얼음이나 찬물을 이용한 찜질을 하는 것도 코피를 멎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출혈량 많으면 병원 치료 필수

그러나 반복적으로 코피가 발생하거나 출혈량이 많은 경우는 바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병원에서는 환자의 상태 및 혈압, 맥박 등을 체크하고, 출혈의 정도나 위치 등을 평가하게 된다. 때로는 혈소판이나 혈색소 등의 혈액 검사도 필요하다.

가장 일반적인 처치 방법은 혈관수축제를 적신 솜을 출혈 부위에 삽입하는 것. 또한 원인이 되는 혈관 및 주위 조직을 전기로 지져 지혈할 수도 있다. 이상의 치료로 지혈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비강 내 거즈를 삽입해 2~4일간 유지하며 항생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만일 비중격 기형이 있어 출혈이 재발하는 경우, 비중격 수술을 해야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처치로 코피가 멈추게 되면, 출혈이 발생한 원인을 면밀히 조사하여 원인 질환을 교정하거나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코피의 재발을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평소 코피를 예방하려면?

코피의 예방은 코를 건드리는 습관을 교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코 점막이 건조해지면 코피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코피가 자주 나는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코딱지를 팔 경우에는 콧 속에 물을 묻혀 부드럽게 한 다음 파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린이는 잠을 자면서도 무의식적으로 코를 후비는 경우가 많으므로 손을 청결히 하고 손톱을 깎아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침, 재채기를 할 때 입을 벌리며 하고 코를 세게 풀지 않는 습관도 중요하다.

성인의 경우 혈압 및 간 수치 조절과 같은 건강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비염 및 비중격만곡증 등 코피를 유발하는 질환이 있을 경우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도움말=동아대병원 이비인후과 배우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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