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넘어 세계로] 게임기 제작업체 ㈜펏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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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형 아케이드게임 해외 시장에 '강펀치'

㈜펏스원 현상균(오른쪽) 대표와 전봉대 과장이 수출을 준비 중인 대표 게임기 '드래곤펀치'를 점검하고 있다. 김병집 기자 bjk@

"야마토나 바다이야기 같은 성인오락기를 만드는 회사가 절대 아닙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체감형 아케이드게임기를 만드는 회삽니다."

부산 사상구 덕포동에 위치한 ㈜펏스원 현상균 대표는 아케이드게임기에 대한 오해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말머리를 잡았다. 그도 그럴 것이 펏스원이 만든 게임기들을 직접 보면 누구나 "아~그 게임!"이라며 무릎을 칠 법하다.

'체감형'이란 직접 해보고 몸소 느낀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PC 모니터나 TV 화면에 구현된 가상의 공간에서 게임을 즐기는 온라인 게임이나 콘솔게임과는 다르다. '아케이드게임'이란 오락실에 설치된 게임으로 동전을 넣고 게임을 즐기며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다. 또 게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킹오브해머 등 개발… 美 전문지 베스트게임 선정

재미·디자인 업그레이드 노력, 높은 내구성 자랑



펏스원이 만드는 게임기들을 나열해보면 무려 20여 종이나 된다. 가장 잘 나가는 게임기는 '드래곤펀치'. 줄에 달린 샌드백을 내려 마음껏 주먹을 날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게임으로 현재 30여 개국에 8년째 수출 중인 히트작이다. '킹오브해머'는 큰 망치를 직접 들고 내리쳐 점수를 매기는 게임기로 특히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의 아케이드게임 전문잡지 '리플레이 매거진'이 베스트게임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제한된 시간 내에 농구공을 바스켓에 많이 넣는 게임인 '슈퍼루키'와 게임기에 설치된 축구공을 발로 차 점수를 매기는 '슈팅찬스'도 펏스원이 만든 낯익은 게임기들이다. 튀어나오는 두더지를 망치로 때리는 '정글헌터'와 팔씨름 게임인 '오버더탑'도 친근한 게임기다.

현 대표는 지난 2001년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당시 체감형 아케이드게임이 큰 인기를 끌면서 많은 게임기가 수입되고 있었지만 고장률이 높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게임기 개발을 시작했다"며 "2008년에는 법인으로 전환해 사업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펏스원의 강점에 대해 현 대표는 "우리는 때리고 두드리는 게임기가 가진 약점인 높은 고장률과 낮은 내구성을 극복했다. 내부 구조를 충격에 강하도록 설계했으며 엄격한 품질관리시스템으로 고장률을 제로에 가깝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미와 디자인을 업그레이드 해야 시장에서 살아남는다. 개발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지만 매년 회사 수익의 50%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제품 개발을 위해 산학협력도 적극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는 경성대와 고령친화 게이트볼 게임기인 '롤링볼'을 개발했다. 그 덕에 부산시로부터 고령친화 선도기업으로 선정됐다. 동서대와는 신개념 아케이드게임기 개발을 진행 중이다. 동서대 내에 기업부설연구소 설립도 준비 중이다.

펏스원의 전체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0%나 된다. 해외 시장에 빨리 눈을 돌린 덕분이다. 지난해에는 100만불 수출탑을 받았다.

국내에는 오락실, 고속도로휴게소, 유원지, 야구타격연습장 등에서 펏스원에 게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해외에는 무려 32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세계 아케이드게임기 시장은 중국과 대만, 폴란드가 주도하고 있지만 펏스원은 높은 품질력으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현 대표는 "우리 제품의 가격은 해외 경쟁제품의 130~150% 수준으로 높지만 '탱크'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낮은 고장률과 높은 내구성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펏스원은 국내에서는 온라인 게임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추억의 공간인 오락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그러나 해외 시장의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하고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과 일본,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아케이드게임 전문전시회에는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다. 광활한 중국 시장에는 현지 합작 등을 통해 진출을 타진 중이다.

현 대표는 "해외에는 아케이드게임에 대한 열기가 여전히 대단하다"며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게임 속도와 스케일 등을 현지에 맞춘 다양한 버전의 게임을 내놓고 있으며 신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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