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려는데 아파서 돌아눕기도 힘들어… 초기에 바로잡아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어깨 통증 원인과 치료법

동아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종화(사진 오른쪽) 교수가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어깨 근골격 초음파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동아대병원 제공

"요즘 부쩍 어깨가 결린다." 옆 사람에게 말하면 으레 돌아오는 말. "나도 그렇다." 실제로 남녀노소 누구나 한 두 번쯤은, 아니 적어도 십수 번씩은 경험하는 것이 어깨 통증이다. 대한견주관절학회에 따르면 전 인구의 7%가 어깨 질환을 갖고 있고 성인의 약 60%가 어깨 통증을 한 번 이상 경험한다고 한다. 이처럼 어깨 통증은 흔하게 경험할 수 있어 원인을 따져 보지 않고 '며칠 자고 나면 낫겠지'라고 넘어가기 십상. 그러나 안이한 판단으로 시간을 끌다 치료의 시기를 놓쳐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결국 정확한 원인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어깨 통증의 원인으로는 크게 회전근개의 손상과 오십견이라 불리는 유착성 관절낭이 있으며 최근 석회화건염도 늘고 있는 추세다.

성인 60%는 한 번 이상 경험하는 대표 질환
오랫동안 반복 작업, 무리한 활동하면 발병
팔 쉬게 하며 안정 취하고 조기 치료 효과적

# 어깨 근육을 지칭하는 회전근개의 손상

어깨를 움직이고 안정시키는데 관여하는 근육들을 통칭해 회전근개라고 한다. 회전근개의 손상은 특정한 반복 작업을 오랫동안 지속하거나, 평소보다 다소 무리한 활동을 하는 경우에 잘 발생한다. 주로 중장년층에게서 나타나지만 젊은 사람들의 경우에도 야구 등 어깨를 많이 쓰는 운동을 즐겨한다든지, 그와 유사한 육체 노동을 많이 하는 경우 종종 발생한다. 또한 넘어지거나 부딪혀서 직접적으로 회전근개에 손상을 입는 경우도 있다.

나타나는 증상은 손상 부위나 정도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주로 어깨 바깥쪽의 통증을 호소하며, 밤에 잘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든지, 아파서 손상이 있는 어깨 쪽으로 돌아눕기가 힘들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팔을 들어 올릴 때 불편감이 생기거나 힘이 예전에 비해 약해지는 느낌을 받는 경우도 있다.

회전근개 손상이 발생한 경우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힘줄에 손상이 온 경우이므로 팔을 적절히 쉬게 하면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열전기 치료와 같은 물리치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되며, 염증과 통증 반응을 조절하기 위해 소염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 관절 주변에 주사요법을 시행하는 것도 효과적인 치료법. 또한 급성기가 지난 후에는 정상적인 근육의 안정성과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꾸준히 어깨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초기 손상이 너무 심하거나, 대략 3~6개월 이상의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의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수술적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 회전근개 손상과 '오십견'은 비슷하지만 다른 병

'오십견'이란 의학적으로 '유착성 관절낭염'이라고 부르는데 관절을 싸고 있는 낭이 유착, 즉 들러붙으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선 어깨의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동시에 운동 범위가 제한이 되어 팔을 제대로 올리거나 움직이기 힘든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또한 밤에 심해지거나 아픈 어깨 쪽으로 돌아눕기 힘든 증상들을 보이는데 이러한 여러 가지 증상들은 앞선 설명한 회전근개 손상과 유사한 부분이 많으므로 진단에 혼돈을 초래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유착성 관절낭염은 과거에 어깨 손상을 입은 적이 있거나, 수술 혹은 장시간 침상 생활로 일정 기간 관절을 움직이지 못한 이후에 흔히 발생한다. 주로 여성이나 40~50대 이상의 연령층, 혹은 당뇨나 갑상선 질환과 같은 내과적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오십견'이라는 별칭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어깨 관절의 다른 부위에 특별한 손상이 없을 경우 적극적인 스트레칭과 관절 운동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개 운동요법을 시행하기 전에 증상이 있는 어깨 관절에 온열 치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증상에 따라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치료에 반응을 잘 하지 않는 경우 주사 요법을 쓰게 되는데, 주로 관절 내로 약물을 직접 투입하는 수압팽창술을 통해 유착된 관절강 내의 공간을 확보하는 치료가 효과적이다.



# 갑작스런 통증일 때는 석회화건염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으로 응급실을 찾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 석회화건염이다. 석회화건염은 쉽게 말해 어깨 관절에 돌(석회)이 생기는 병으로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증상은 급성이나 만성이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급성의 경우 보통 30세 이상의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고, 통증이 심해 팔을 움직이는 모든 동작이 심하게 제한받게 된다. 칼로 도려내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잠을 자다가 깨기도 하며 통증을 참지 못해 응급실에 실려 오는 경우도 있다.

반면 만성 석회화건염은 50~60대 사이에 주로 나타난다. 팔을 옆에서 위로 들어 올릴 때 갑자기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므로, 옷을 입거나 빗질을 하는 등의 동작에 제한을 받는다. 심한 일을 하지 않는 주부나 노인 등에서 많이 발생하며 대부분 오십견으로 오인하고 방치하다 질환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석회화건염은 대부분 약물치료나 체외충격파 등 비수술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비수술요법으로 2개월 이상 지나도 증세 호전이 없거나 어깨 근육 파열이 동반된 경우에는 수술적 처치가 필요하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도움말=동아대병원 재활의학과 이종화 교수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